DDA 농업협상 '평행선' ‥ 농산물 관세감축방식 합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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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의 핵심 쟁점인 농산물 관세 감축방식을 놓고 각 회원국들이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인도 중국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농산물 수출개도국 모임인 'G-20'이 그동안 협상을 주도해 온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항마'로 급부상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7일 농림부에 따르면 WTO 회원국들은 지난 2일부터 사흘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3차 DDA 농업특별위원회를 열었지만 농산물 관세 감축에 대한 기존 이견을 좁히는데 실패했다.
이번 회의에서 'G-20'은 미국과 EU가 주장하고 있는 혼합 관세인하 방식(스위스방식ㆍUR방식ㆍ무관세)에 반대했다.
그 대안으로 모든 농산물 품목을 관세율에 따라 구분, 관세율이 높은 품목일수록 관세인하 폭을 확대 적용하는 새로운 관세인하 방식을 제시했다.
정부는 쌀 등 민간 품목의 점진적 관세인하(UR 방식) 적용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미국ㆍEU의 혼합 방식이 'G-20' 방식보다 다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혼합 방식이 유리하지만 관세 인하율 등 구체적인 세부원칙이 나올 경우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미국 EU는 물론 'G-20'이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품목별 관세상한 설정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예컨대 실행관세율이 3백60%인 국내산 마늘이 현 UR방식을 따를 경우 품목별 관세 감축률 15%를 적용받아 관세율을 3백6%로 낮추기만 하면 된다.
최정섭 농림부 농업통상정책관은 "다음달까지 두차례의 농업위원회 특별회의가 더 열릴 예정"이라며 "협상에선 관세상한 설정과 의무수입물량(TRQ) 증량을 막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