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ㆍ학원 최악 불황 ‥ 4월 서비스업 동향

경기침체 국면이 길어지면서 지난 4월중 부동산과 학원 시장이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위축됐다. 지난 2월 반짝 회복됐던 도ㆍ소매업도 두 달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지속, 내수 침체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 시점이 정부가 예상하는 올 2ㆍ4분기 말보다 지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서비스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4월중 서비스업 활동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0.4%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같은 증가폭은 지난 2월(2.7%)과 3월(2.6%)에 비해 크게 둔화된 것이다. 대표적 내수경기 지표인 도ㆍ소매업은 전년 동월 대비 0.3% 감소, 지난 3월(-0.2%)에 이어 두 달째 줄어들었다. 이 중 소매업은 홈쇼핑 등 무점포업과 가정용 기기 및 가구소매업 등의 부진으로 2.0% 줄어 15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특히 부동산 및 임대업과 학원업의 부진이 심각했다. 4월중 부동산 및 임대업은 정부의 투기억제 정책의 여파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2% 줄었다. 이같은 감소폭은 2000년 서비스 통계조사를 실시한 이후 가장 큰 것이다. 학원업은 감소폭이 전달(-4.3%)의 두 배가 넘는 11.0%로 확대됐다. 교육방송(EBS)을 통한 수능강의가 특수한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내수 침체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용불량자가 양산되면서 금융업도 전달에 비해 5.5% 줄어, 12개월째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그동안의 투자부진이 내수침체로 이어지는 징후도 뚜렷했다. 산업용 기계장비 임대업은 23.0%나 줄어, 전달(-25.5%)에 이어 두 달 연속 20%이상 감소폭을 나타냈다.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먹고 노는' 업종도 크게 위축됐다. 음식점업은 경기침체로 가족단위 외식이 줄면서 전년 동월 대비 5.5% 감소했다. 오락과 문화ㆍ운동관련 산업도 지난 3월 마이너스 5.9%를 기록한데 이어 4월에도 마이너스 5.4%로 부진했다. 이처럼 내수경기가 회복은 커녕 오히려 뒷걸음질치면서 정부의 '2ㆍ4분기 회복론'이 점점 설득력을 잃어가고 있다. 고유가와 중국 긴축정책, 미국 금리인상 등 국내 경제를 둘러싼 대형 악재들을 감안할 때 수출 호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게다가 최근엔 그나마 경기를 지탱해 오던 건설경기도 고꾸라지는 징후가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가계 신용위험 해소와 소득증가, 고용회복 등으로 하반기부터 내수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며 "경제적 측면은 물론 정치ㆍ사회적으로도 소비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원인을 찾아내고 대책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