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상임위원 새 총리 유력 거론.. 첫 여성총리 나오나

한국에서 첫 여성 총리의 등장이 유력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8일 "한국에서도 이젠 여성총리가 나올 때가 된 것 아니냐"고 말해 한명숙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을 신임 총리후보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열린우리당의 신기남 의장,천정배 원내대표 등을 청와대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면서 총리 지명에 대한 당의 의견을 들었다. 청와대에서는 김우식 비서실장만 배석했다. 이 자리에서 노 대통령은 당 지도부에 총리후보 추천을 요청했으나 당측 인사들은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찬회동은 지난 4일 노 대통령 주재의 청와대 고위 당청협의 결과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열린우리당 내 일부 초선의원들이 그동안 총리지명에 대해 반대목소리를 냈던 것은 '김혁규 카드'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천 원내대표도 만찬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는 누구를 추천할 입장이 못되고 대통령이 '누구 어떠냐' 하면 의견을 표명하는 정도"라며 "대통령이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데 우리가 뭐라 말할게 없고 당이 (앞서) 추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명숙 상임위원의 '신임총리 내정설'과 관련,청와대 관계자는 "이젠 여성총리가 나올 때가 된 것 아니냐"면서 "한 상임위원은 여성부 장관을 지냈고,그에 앞서 여성계 지도자로서도 오래 활동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한 상임위원은 부드러운 성품을 갖고 있으면서도 다양한 국정현안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면서 "노 대통령의 최종 재가를 얻어 빠르면 9일께 신임 총리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한 상임위원을 신임 총리후보로 적극 검토하는 배경에는 열린우리당 내에서 한 상임위원이 고른 지지를 받고 있어 인사청문회 통과가 비교적 순탄할 것이라는 현실적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자칫 '신선함'에만 의존한 채 검증되지 않은 후보를 내놨다가 다시 낭패당하면 후속 개각과 각종 개혁정책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도 '김혁규 카드'에 집착하면서도 대안을 놓고 오랫동안 고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상임위원 외에 문희상 전 청와대 비서실장,전윤철 감사원장 등도 막바지까지 후보로 올라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처음 10배수였다가 5배수로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허원순·박해영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