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떠나고 외국인은 늘어난다

개인 투자자의 증시 이탈이 4년째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은 지난 92년 증시 개방 이후 13년 연속 한국에 몰려오고 있다. 국내 증시의 주도권이 빠른 속도로 외국인에게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주식계좌 41개월만에 1백54만개 감소 8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주식계좌(활동계좌 기준)는 7백13만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0년말의 8백67만개에 비해 1백54만개(17.8%)가 급감한 수치다. 국내 주식계좌는 지난 96년말 59만개에서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급증,지난 2000년말 최고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주식계좌의 대부분이 개인 명의로 돼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주식계좌 감소는 개인의 증시 이탈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주식계좌는 현금이나 수익증권 잔고가 10만원 이상이고 6개월간 주식매매나 입출금이 한번 이상 이뤄진 계좌가 대상이다. D증권 목동역지점 관계자는 "과거 증시 급등락 과정에서 큰 손해를 본 개인들을 중심으로 증시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태"라며 "저금리가 지속되고 주가가 올라도 개인들의 증시에 대한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고 전했다. ◆외국인은 13년만에 10배 이상 급증 이에 반해 외국인 투자자는 급증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외국인 투자자는 1만6천89명(법인 포함)에 달했다. 지난 2000년말의 1만1천7백48명보다 37% 급증한 것이다. 국적별로는 미국이 38%로 가장 많고,이어 영국(8.6%),일본(8.0%) 등의 순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92년 증시 개방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늘어났다. 덕분에 지난 92년말 1천5백72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투자자 수가 13년만에 10배 이상 급증했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시가총액 대비)도 지난 92년말에는 10% 미만에 불과했지만 올 5월말 현재 43.7%에 달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기업의 주가가 외국 경쟁업체에 비해 저평가됐다는게 외국인 투자자들의 일반적 인식"이라며 "외국인들의 '바이 코리아' 행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