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민노당과 민생현안 시각차] "부유세 신설땐 개혁 못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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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노동당 지도부 및 소속의원들의 첫 청와대 만찬 회동은 2시간40분간 계속됐다.
특히 분양가 원가공개, 부유세 신설 등 현안에 대해선 큰 시각차를 여과없이 드러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시종일관 진지하고 열띤 분위기에서 토론이 오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민노당의 요청에 따라 양측은 회동결과를 전반적으로 공개했다.
노 대통령 =여러분들과 만나 감개무량하다.
개혁을 열심히 하려는데 도움이 필요하다.
여러분 요구를 다 듣기는 어렵고, 여러분 개혁에 모두 동의하기도 어렵지만 크게 봐서 열린우리당 지지자와 민노당 지지자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것 같다.
김혜경 대표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가 후퇴하고 재검토되는데 용기있게 개혁해 달라.
민노당은 3당이다.
위상에 맞게 정치적으로 확실한 파트너로 인정해 달라.
권영길 의원 =당대표와 면담을 자주하는게 좋겠다.
이라크파병은 중단되어야 한다.
노 대통령 =나는 당대표가 아닌만큼 당대표끼리 만나고, 다만 대통령의 결단이나 협상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만나겠다.
그때도 중요한 의제를 잘 다듬어 하는게 좋겠다.
많은 의제가 국회로 넘어가 있다.
국제정세와 한미동맹의 현실과 미래를 감안할 때 파병은 불가피하다.
천영세 의원 =국회에서 소수당으로 비교섭단체가 돼 왕따를 당했다.
노 대통령 =만나본 사람들 모두 그 문제에서 실수했다고 하더라.
큰 빚을 지고 있다고 하더라.
심상정 의원 =경제위기론이 과장됐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서민들의 고단한 생활을 알아야 한다.
부의 재분배 문제가 심각하다.
노 대통령 =위기라고 하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
위기심리가 무리한 정책을 쓰게 한다.
정략적으로 위기의식 부추기지 말자고 한 것이다.
비정규직 신용불량자 문제도 법으로 일도양단해선 안된다.
여러가지 정책을 종합화하고 시간이 흘러야 해결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부동산 투기는 기필코 막아내겠다.
구체적인 것은 정책으로 협의하자.
분양원가공개가 개혁은 아니다.
시장메커니즘이 존재해야 한다.
단병호 의원 =서민생활을 바라보는데 차이있는 것 아니냐.
비정규직 문제도 심각하다.
노 대통령 =어떤 제도가 있으면 좋겠나.
개별 법이나 제도 하나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대기업의 정규직 노동운동 리더들은 무책임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정치인들을 매도할 도덕적 권위도 없다.
노회찬 의원 =빈부격차 완화되어야 한다.
부유세 신설하자.
노 대통령 =세제문제는 전반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정부가 할수 있는 개혁이 몇이나 될지 모르겠는데, 부유세 신설하려다 저항 부딪치면 진짜 해야할 개혁을 못할 수 있다.
강기갑 의원 =쌀생산은 식량자급, 식량주권의 문제다.
노 대통령 =쌀관세화 유예를 연장했다고 승리이고, 그렇지 않다고 패배는 아니다.
어쨌든 실리를 놓쳐서는 안된다.
개방체제 편입은 불가피하다.
권영길 의원 =솔직히 말해줘 고맙지만 큰 시각차를 느낀다.
노 대통령 =큰 틀에서 새집 짓자는 의견과 수리해서 고쳐쓰자는 의견이 있는데 내부의 여러 라인을 고쳐가며 살자는 쪽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기금관리기본법 개정은 꼭 도와달라.
증시부양책이 아니라 연금 수익성 제고와 동북아 금융허브로 가기 위한 것이다.
허원순ㆍ양준영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