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집권때 주가 더 올라" ‥ 파이낸셜타임스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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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월가에는 '공화당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보다 더 친(親)기업적이고 증시에도 더 낫다'는 속설이 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재임했던 1982~ 2000년 뉴욕증시가 장기활황을 구가했다는 점에서 이 속설은 맞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이 속설에 정면으로 반론을 제기,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의 실제 자료를 검토할 경우 이 속설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FT는 바클레이즈캐피털의 연구보고서를 인용, "1926년부터 지금까지 미국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대통령의 비율은 거의 반반이었다"며 그동안 공화당출신 대통령 재임시 평균 주가상승률은 3.7%로 민주당출신 대통령 재임시의 주가상승률 10.6%보다 훨씬 낮았다고 밝혔다.
더욱이 1929~32년과 1973~74년, 2000~2002년 등 3차례의 큰 하락장이 모두 공화당 대통령시절에 발생, 속설이 더욱 무색해졌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1929~32년은 대공황 시기로 공화당의 루스벨트 대통령 시절이며, 1973~74년은 1차 오일쇼크 때로 역시 공화당의 닉슨 대통령 집권기였다.
2000~2002년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집권시기다.
이 속설을 뒤집는 근거는 또 있다.
1926년 이후 지금까지 공화당 대통령이 미국을 다스린 38년 중 거의 절반인 18년간 뉴욕증시가 하락한 반면, 민주당 대통령이 재임한 40년 가운데 주가가 떨어진 해는 12년에 그쳤다는 사실이다.
FT는 '공화당이 더 시장친화적'이라는 속설을 이같이 반박하면서 대통령재임 3년차에 증시성과가 가장 좋다는 다른 법칙이 월가에 존재한다고 소개했다.
1926년 이후 대통령임기 3년차 때 평균 주가상승률이 15.8%로 가장 높았다는 것.
이는 재선 혹은 같은 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경제적 성공을 국민에게 과시하기 위해 증시에 호재가 되는 정책을 많이 내놓았기 때문이라는게 FT의 설명이다.
이 신문은 또 누가 당선되든 임기의 첫 2년간은 증시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대통령이 선심공약을 정책으로 옮기면서 경제에 부담을 준 탓이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