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中企대출엔 감독 완화 ‥ 금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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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건전성 감독을 다소 완화키로 했다.
이를 통해 은행이 무분별하게 중소기업 대출금을 회수하지 않고, 오히려 일시적인 자금난을 지원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9일 "중소기업 대출금 연체율이 높아졌지만 은행의 건전성을 훼손하는 수준은 아니다"며 "경기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은행 감독정책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기탄력적 감독정책이란 호황국면에서 건전성 고삐를 죄는 대신 침체국면에선 건전성 고삐를 당기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정상적인 경기상황에선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높아질 경우 경험손실률을 적용해 금융회사들이 충당금을 더 쌓도록 유도하지만 현 상황에선 이를 유도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 중소기업 담보가치가 떨어져 대출금 대비 담보비율이 낮아질 경우 각 은행이 판단해 추가 담보를 요구하지 않더라도 문제삼지 않기로 했다.
금감원이 이처럼 중소기업 대출 관련 건전성 감독을 완화키로 한 것은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최근들어 1%포인트 이상 뛰면서 은행권에서 자금회수 우려감이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자가 3개월이상 연체된 은행의 '고정' 이하 중소기업 여신비율은 지난해말 2.1%에서 올 4월말 3.0%로 올랐고 지난달말엔 3.2%까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관계자는 "미국 상업은행의 평균 고정이하 여신비율(중소기업 포함)이 2.8% 수준이므로 국내 중소기업의 연체율을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올들어 연체율 상승속도가 지나친 면이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다소 높이고, 예전에 과거 대기업 등에 대해 지나치게 높게 쌓은 대손충당금을 환입하는 방향으로 건전성ㆍ수익성을 유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