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예상보다 지연" ‥ 박승 한국은행 총재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달 콜금리 목표치를 11개월째 현 수준(연 3.75%)에서 동결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ㆍ4분기(4∼6월)부터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란 지난 4월 예상이 빗나갔음을 인정했다. 그 원인에 대해선 "국제유가 급등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총재는 그러나 향후 경기전망에 대해선 "1년째 지속돼온 내수소비 감소세가 멀지않아 멈출 것이란 견해에는 변함이 없다"고 낙관론을 유지했다. 그는 "내수부진의 주요인인 가계부채 문제는 올들어 서서히 개선되고 있어 1∼2년내 극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중 6% 성장' 발언에 대해 박 총재는 "성장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도 "힘을 모아 달성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별개"라고 말했다. 특히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경제개혁과 함께 사회개혁이 필수라는 평소 소신을 재차 강조했다. 해결 과제로는 △고임금 △투쟁적 노사관계 △높은 교육비와 주택비 등을 꼽고, 이에 따른 산업공동화를 가장 큰 문제로 지적했다. 박 총재는 경제위기 논란과 관련, "경제가 어렵다는 측면에서 보면 위기이지만 지속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위기를 논하면 위기가 아니며 내수와 고용의 문제는 흡수능력 범위 안에 있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날 내놓은 '5월 경제동향'보고서에서 내수소비 침체와 건설투자 감소로 경기회복이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KDI는 "5월중 기업 경기실사지수(전경련 조사)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수출호황을 누리는 대기업들의 체감경기마저 악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이날 대회의실에서 박병원 차관보 주재로 관련부처 및 한은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시경제점검회의를 열고 최근의 경기동향 등을 점검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