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 국제금융센터 서울유치 의미] '동북아 금융중심' 구축 첫 결실

서울시가 AIG 서울국제금융센터를 여의도에 유치해 동북아 경제중심에 대한 비전이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AIG측과 양해각서(MOU)를 맺은 뒤 1년 가까이 끌어온 협상 끝에 9천4백억원에 달하는 외자유치와 함께 높은 임대료 수입까지 끌어냈다. 이번 AIG센터 유치는 그동안 노사문제 언어(영어)사용문제 등 한국의 비즈니스 여건상 유치하기 힘들다는 지적을 받아온 국제금융분야의 외자유치라는 점에서 향후 다른 서비스 분야의 외자유치에 대한 청신호로 평가되고 있다. 또 서울의 비즈니스 입지여건에 대한 글로벌시장의 평가가 우리 내부 진단보다 긍정적이며 이는 한국 금융시장 발전에 대한 기대치를 높일 전망이다. 모리스 그린버그 AIG 회장은 "서울은 노사문제가 심각하고 스크린쿼터 등 한ㆍ미 양국간 투자협정이 지난 10년 가까이 지연되는 등 (투자환경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서울이 동북아 금융 중심지로 변화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하는 등 서울의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그린버그 회장은 한국전쟁 당시 대위로 참전했고 2001년 서울시가 출범시킨 '서울국제경제자문단'(SIBAC)의 초대회장을 지낸 친한(親韓)인사다. 이번 협상에서 최상의 유치조건을 이끌어냈다고 자부하는 서울시는 '금싸라기' 여의도 땅 1만평이 AIG측에 넘어가지 않도록 99년간 장기임대하는 방식을 택해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임대료는 사업 운영 결과에 따라 매년 일정비율을 받되 공시지가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은 최소한 받을 수 있도록 명시한 것이다. 이 일대 공시지가가 현재 약 1천6백억원임을 감안하면 연간 최소 80억원의 수익이 들어오는 셈이다. 또 AIG측이 건물을 짓고 나서 투기목적으로 이를 곧바로 매각한 뒤 철수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20년간 사업운영을 책임져야 한다'고 못박기도 했다. 여기에다 금융센터 건립에 반드시 국내 건설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둔 것도 성과로 꼽힌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