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수산 투자자 "기가 막혀" .. 코스피 200 편입 첫날 매매정지

대림수산이 증시의 주요 투자지표인 KOSPI(코스피) 200 지수 편입 기대감 등으로 급등한 지 하루 만인 11일 자본전액잠식을 이유로 매매가 정지돼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매매가 정지된 이날은 KOSPI 200 지수에 편입된 첫날이어서 증권거래소의 시장 관리에 허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시장을 대표하는 종목 2백개로 구성된 코스피 200은 종합주가지수의 움직임을 반영할 수 있도록 만든 지수로 거래소는 대림수산을 포함한 38개 종목을 이날 신규 편입했다. 이날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인 대림수산은 전날 밤 공시를 통해 2003사업연도(2003년 4월~2004년 3월) 대차대조표상으로 자본전액잠식 상태라고 밝혔다. 거래소는 이에 따라 11일부터 오는 29일까지 대림수산 주권 거래를 정지시켰으며 사업보고서 제출 마감일인 이달 말까지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시킬 예정이다. 이와 관련,대림수산은 최근 추진해온 6백97억원의 유상증자를 완료해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났으며 이를 입증하는 감사보고서를 이달 말께 제출,상장폐지를 모면할 계획이다. 증권업계는 그러나 대림수산이 코스피 200 지수에 편입된 첫날부터 매매가 정지돼 이를 호재로 주식을 산 투자자들만 골탕을 먹게 됐다며 거래소의 코스피 200 종목 선정의 허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거래소측은 "코스피 200 지수는 거래량과 거래대금 등을 감안해 편입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대림수산의 경우 재무상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미리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대림수산은 증자를 통해 상장폐지를 모면할 것으로 보이지만 거래정지 기간 동안 주식 매매가 불가능해져 투자자들의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코스피 200 지수 편입 기대감에다 만두 파동의 반사이익까지 겹쳐 지난 10일에는 3백만주의 대량 거래가 이뤄지며 10.3% 급등했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