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애니메이션 편견 씻었죠"..안시 애니 대상 '오세암' 이정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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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관객들에게 홀대받은 작품이 해외 관객들로부터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해 편견을 버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 12일 폐막된 2004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한 '오세암'(감독 성백엽)의 제작자인 이정호 마고21 대표(40)는 수상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안시 페스티벌은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축제다.
"외국인들은 일본 작품과는 다른 방식으로 순수한 동심을 표현한 데 매료되더군요. 한국적인 작품이야말로 세계적인 작품이라는 교훈을 다시 한번 얻었습니다."
'오세암'은 정채봉씨의 원작 동화를 15억원을 들여 영화로 만든 작품.제작진은 한국의 산야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여러차례의 답사를 통해 단풍 단청 시냇물 산길 등의 풍경을 작품에 반영했다.
캐릭터들도 쌍꺼풀이 없고 눈끝이 올라간 한국인의 모습으로 구현했다.
그러나 지난해 봄 이 작품이 국내에서 선보였을 때 개봉관은 겨우 15개였고 그나마 1,3,5회 상영 혹은 오전 상영식으로 편법 개봉됐다.
극장주들이 1~2주일도 안돼 간판을 내리는 바람에 결국 1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구민회관 등에서 재개봉해 모은 관객이 20만명으로 오히려 많았다.
"이번 수상으로 작품을 국내외에 널리 알릴 기회를 잡았습니다. 차기작에 대한 투자도 늘 것으로 확신합니다. 애니메이션은 실사영화보다 관객층이 훨씬 넓기 때문에 수익을 낼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는 '오세암'의 세번째 국내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문화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 등과 협의해 상영관을 잡아 아직 보지 못한 관객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 작품은 오는 9월 프랑스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며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대만 등과 배급권 판매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준비 단계에 있는 차기작은 6·25전쟁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성백엽 감독이 연출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