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스탐 "女帝 아무나 하나" .. 맥도날드챔피언십 우승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맥도날드LPGA챔피언십(총상금 1백60만달러) 4라운드가 열린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듀폰CC(파71) 16번홀(파5·4백65야드). 추격자 안시현(20·엘로드)보다 2타 앞선 애니카 소렌스탐(34·스웨덴)은 '이지홀'인 이곳에서 최소 버디를 잡아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2온'을 염두에 두고 친 드라이버샷은 왼쪽으로 당겨지고 말았다. 볼은 카트도로를 넘어 인접한 11번홀로 날아갔다. 한국 골프장 같았으면 OB. 누가 보더라도 안전하게 레이업해야 할 처지였으나 소렌스탐은 나무 사이로 볼을 빼내 16번홀로 보내지 않고 11번홀에서 그대로 세컨드샷을 날렸다. 세계여자골프랭킹 1위다운 발상이었다. 볼은 여전히 11번홀에 머물렀고 서드샷은 두 홀 사이에 있는 나무를 넘겨 쳐야 하는 상황.여기서 다시 한번 소렌스탐의 진가가 발휘됐다. 그녀는 홀까지 94야드를 남겨놓고 54도 웨지로 두 홀 사이에 있는 나무를 넘겨 볼을 홀옆 1m지점에 세웠다. 메이저대회 우승자다운 '신기의 샷'이었다. 소렌스탐은 파세이브만 해도 성공이랄 수 있었던 이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소렌스탐은 경기 후 "94야드가 남았는데 54도 웨지로 정확히 95야드를 쳤다"고 말했다. 소렌스탐은 결국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백71타로 대회 2연패와 함께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컵을 안으며 시즌 4승을 올렸다. 통산 52승,메이저대회 7승째다. 메이저 7승을 올린 선수는 현역 가운데 줄리 잉스터(44·미국)가 유일하다. 소렌스탐은 우승상금 24만달러를 보태 총 1백2만여달러로 2위 박지은(77만여달러)을 25만여달러 차이로 따돌리고 상금랭킹 선두를 독주했다. 소렌스탐에게 무려 9타 뒤진채 최종라운드에 나선 안시현은 11번홀까지 3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2타차까지 따라붙었다. 안시현은 15,1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타수차이를 줄이는 듯했으나 소렌스탐은 14번홀 그린프린지에서 홀까지 약 5m를 남겨두고 버디를 추가하며 추격을 따돌렸다. 박지은(25·나이키골프)은 합계 8언더파 2백76타로 3위에 올랐고 박희정(24·CJ)은 4위,김초롱(20)은 공동 6위,강수연(28·아스트라)은 공동 8위를 차지해 한국선수 5명이 '톱10'에 들었다. 박세리(27·CJ·테일러메이드)는 이날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합계 이븐파 2백84타로 공동 17위에 머물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