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이동망' 이통사업 군침 .. 국민은행.포스코 등 대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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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유통 철강 등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들이 가상이동망사업자(MVNO)로 이동통신사업에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온세통신 등 중견 통신업체는 물론 국민은행 포스코 현대자동차 이마트 삼성테스코 삼성네트웍스 등 다양한 분야의 대기업들이 MVNO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MVNO제도가 도입되고 나면 이통시장의 경쟁구도가 크게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MVNO는 미국 영국 스웨덴 일본 홍콩 등 외국에서는 일반화된 제도로 국내에서는 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의 이동통신시장 독점을 막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정통부는 최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통신사업자 등이 참여하는 MVNO제도 연구전담반을 구성했으며 연말까지 이 제도의 도입여부와 실시 시기,시행 방안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이 연구전담반에 직원을 파견하는 등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은행은 모바일뱅킹을 통해 통신사업을 간접 경험한 데다 통신과 금융의 융합시대에 대비해 MVNO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기통신 최대주주였던 포스코도 최근 SK텔레콤에 MVNO에 관한 자문을 구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LG텔레콤 무선망을 이용해 텔레매틱스 서비스 '모젠'을 제공하고 있어 MVNO에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GM도 텔레매틱스 사업을 위해 MVNO사업을 하고 있다.
이마트 삼성테스코 등 유통업체들은 고객 데이터베이스와 유통망을 활용해 통신시장에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어 MVNO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방침의 윤곽이 드러나는 연말쯤엔 이들의 움직임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외로 대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MVNO제도가 도입되면 통신시장의 경쟁구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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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이동망 사업자란 ]
주파수를 보유하지 않고 기존 이동통신 사업자의 무선망을 빌려 독자적으로 이동통신사업을 하는 업체를 말한다. 영어로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라고 한다. MVNO는 요금과 상품을 자체 개발해 가입자를 모집하고 독자적으로 마케팅과 고객관리를 한다. MVNO제도는 주파수가 제한돼 있어 새로운 사업자가 참여하기 어려운 이동통신시장에 경쟁을 촉진할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