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美 국채 보유비중 '사상 첫 50% 넘어서'

외국인의 미국 국채 보유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14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따르면 지난 1분기말 현재 해외 중앙은행과 일반 투자자 등 외국인들이 보유한 미국 국채물량(유통물량 기준)은 1조6천5백30억달러로 전체의 50.6%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지난 1분기중 총 1천7백억달러어치의 미국 국채를 추가로 사들였으며,이 중 일본 중국 한국 등 해외 중앙은행들의 매수액은 절반이 훨씬 넘는 9백60억달러에 달했다. 이처럼 외국인의 미국 국채 보유액이 급증한 것은 해외 중앙은행들이 자국의 통화가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달러화를 대거 매수한 뒤, 이 달러화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금융상품인 미국국채를 사들였기 때문이다. 일본중앙은행의 경우 1분기중 엔고를 막기 위한 시장개입을 통해 15조2천억엔어치의 엔화를 팔고 1천3백80억달러 규모의 달러화를 사들였다. 해외중앙은행을 비롯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미국 국채매입은 국채가격의 강세(수익률 하락)를 유도, 미국의 시장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등 미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와 관련, 스위스 UBS은행의 채권 애널리스트인 이안 더글러스는 "해외 중앙은행들이 없었다면 미국채 수익률이 크게 높아져 미 경제가 지금처럼 급속하게 회복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미국국채 보유비중 확대가 미국 경제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 외국인들이 국채매수를 갑자기 중단하거나 보유물량을 대거 처분할 경우 미국 금융시장은 '국채가격 급락-시장금리 급등'의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