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성신약 "우량주로 저축" .. 한전등 올들어 자본금의 1.6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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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도리코 남양유업 등과 함께 '무차입경영'의 대표기업으로 꼽히는 일성신약이 우량 상장기업 주식을 잇따라 사들이고 있어 화제다.
이에 대해 이 회사 윤석근 사장은 14일 "주식으로 저축한다는 취지에서 대형 우량주를 매입하는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성신약은 지난 11일 한국전력 주식 6만주를 11억원(주당 1만8천4백44억원)에 장내에서 사들였다.
일성신약은 지난 4일에도 한국전력 주식 4만주를 매입했었다.
이 회사는 올해초 SBS 주식을 사들인 데 이어 지난 3월부터는 삼성물산 주식을 장내매수하는 등 주요 상장기업 주식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삼성물산 1백40만주(0.9%),SBS 8만9천4백30주(0.34%)를 매입했다.
여기에 한전 주식까지 포함하면 일성신약이 올 들어 주식을 사들이는 데 투자한 자금은 2백21억원으로 자본금(1백33억원)의 1.6배에 달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SK 20만4천5백70주(0.16%)와 KT 14만5천4백98주(0.06%)를 사서 현재 보유하고 있다.
회사측은 상장기업 주식,특히 대형 우량주를 골라 사는 이유를 한마디로 "주식으로 저축하기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다.
윤 사장은 "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면서 이익잉여금을 은행 예금에 넣어두는 것은 득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지난해부터 우량한 상장기업에 저축하듯이 장기투자하기로 방침을 정해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성신약은 내부 유보자금이 많아 앞으로도 우량 상장기업 주식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나름대로 투자 원칙도 갖고 있다.
성장가능성이 큰 기업과 보유자산가치가 높은 회사,경기방어적인 성격의 회사에 분산투자한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물산 주식을 산 것은 자산가치가 우량한 회사에 투자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며 한국전력은 경기방어주로서의 성격을 고려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일성신약은 지난 1999년 이후 무차입경영을 펼치고 있는 '알짜기업'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13.5%에 불과한 반면 내부 유보율은 6백63.9%에 이른다.
해마다 이익금이 누적돼 지난해말 현재 이익잉여금은 7백억원을 넘고 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