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경제개혁 강력 드라이브 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집권 2기를 맞아 오는 2010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을 2배로 늘린다는 목표 아래,경제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비즈니스위크 최근호(6월7일자)가 보도했다. 이 잡지는 그러나 푸틴이 정치 사회적으로는 아직도 정보기관의 힘에 의존하는 개발독재형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경제의 고도성장=푸틴이 대통령에 취임한 2000년부터 4년간 러시아 경제는 연 평균 6.8%씩 고속성장했다. 투자는 평균 10.3%씩 늘었다. 푸틴 집권 이전 3년간 경제가 0.1%씩 마이너스 성장하고 투자는 7.5%씩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푸틴 대통령은 2010년까지 10년간 GDP를 두배로 불린다는 목표를 내걸고 △농지 거래를 자유화하는 농촌 개혁 △개인 예금을 연방 보험으로 보장하는 저축 장려 △소득세·수익세를 정비해 기업 세금 부담은 낮추고 정부 세수는 늘리는 경제 부흥 정책을 추진했다. 국가 재정은 2000년을 기점으로 흑자 전환돼,GDP의 2.2% 규모가 됐다. 정부주도의 경제 부양에 힘입어 올 2월 조사에서 국민의 36%(1999년 22%)가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소비가 진작돼,지난해 팔린 영화티켓은 1억4천만달러어치로 99년보다 14배나 많았고 수입차는 5배 많은 20만대가 팔렸다. ◆사회 전반에 대한 정부통제의 강화=KGB(국가보안위원회) 후신인 연방보안국 국장 출신인 푸틴은 국방부 내무부 국가자원부 등 10개 부처의 장관을 KGB 출신으로 채웠다. 야당을 공개 지지했던 석유 재벌 유코스의 전 회장이 구속 수감됐고 언론에 대한 통제도 강화되고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서방 언론마저 푸틴을 '능력 있는 지도자'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가 1년 전 러시아를 가장 주목되는 4개 성장국 'BRICs'로 선정한 이래 국제 사회에서의 발언권도 강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서는 이라크 정책 관련 부시 미 대통령의 편을 들어줄 만큼 자신감도 생겼다. 푸틴은 99년 말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이 옛 소련과의 과거 청산이라는 의미에서 임기를 4개월 남기고 사임함에 따라 47세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됐다. 이듬해 대선에서 과반수를 확보해 대통령이 됐고 올 3월 재선에 성공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