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웃고' 연기 '울고' 진천 '갸웃'..미리 땅 산 사람들 '희비'

신행정수도를 겨냥해 선(先)투자에 나섰던 이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유력 후보지로 거론됐던 지역은 빠지고 의외의 지역이 들어가면서 '대박'과 '쪽박'으로 운명이 나뉘고 있다. 신행정수도 4개 후보지가 발표된 지난 15일 이후 충북 오송지구 일대 주민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다 제외됐기 때문이다. 오송지구는 4개 후보지 중 3개 후보지의 중간 지점에 위치해 3곳 중 어느 곳이 선정되더라도 큰 수혜를 입게 된다. 이에 따라 오송지구 주변의 충북 강외면 강내면 옥산면 오창면 등은 향후 땅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반해 공주시와 충남 연기군에 투자했던 이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연기·장기지구의 위치가 당초 예상보다 동쪽으로 치우치면서 나름대로 수용을 피하기 위해 머리를 썼던 이들이 꼼짝없이 수용을 당하게 됐다. 연기군에 2개 필지를 선투자한 J중개업소 B사장은 "공주시 장기면 쪽이 신행정수도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고 수용을 피할 수 있는 연기군 남면 금남면 지역에 투자했는데 예상 외로 연기군 남면과 금남면이 중심지가 되는 바람에 수용이 불가피할 것 같다"며 한숨을 지었다. 다만 연기군에선 신행정수도 후보지를 벗어난 북쪽의 조치원 인근과 전동면 전의면 방향을 공략한 이들이 수혜를 보게 됐다. 인근 중개업소 L사장은 "연기군 북쪽의 전의면 전동면은 투자자들이 신행정수도 예정지에서 너무 멀다면서 거의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지역이지만 신행정수도의 중심부가 연기군 전월산이 되면서 장기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지역으로 편입됐다"고 말했다. 예상 밖으로 후보지에 선정된 진천·음성지구에서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곳은 올해 들어와서야 가수요가 일기 시작했던 곳이다. 기획부동산 등은 신행정수도 후보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아주 장기적으로 보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이들 2개 지역에서 작업을 했다. 그러나 뜻밖에 후보지 명단에 오르면서 상황이 변했다. 후보지 밖에 투자한 이들은 일단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후보지 안에 투자한 이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