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 6년제' 2008학년도 시행 ‥ 한의사ㆍ약사협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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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이 대학에 들어가는 2008학년도부터 약학대학이 6년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한의사협회 안재규 회장과 대한약사회 원희목 회장은 강윤구 보건복지부 차관 중재로 20일 밤 심야회동을 갖고 약대 6년제 전환 시행에 의견을 모았다고 21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그러나 의사협회 한약사협회 등이 반발하고 있어 최종 시행까지는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안재규 회장은 "올해 말까지 약사법에 한약학과를 졸업한 한약사만 한약을 조제하도록 명문화하는 등 법 개정 작업을 함께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원희목 회장도 "조속한 시일 내에 협의기구를 구성해 여러 가지 당면 현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2008학년도 대학 신입생부터 약대 6년제를 도입하는 학제 개편 방안을 확정하고 이를 교육부와 협의할 계획이다.
한의계와 약계가 약대 6년제에 합의함으로써 그 동안 약대 6년제를 둘러싸고 고조됐던 약계와 한의계 간 갈등은 일단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약대 6년제 전환에서 한약학과가 아예 배제돼 또다른 갈등의 불씨를 남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약사회측은 "한약 조제 독립이 주요 쟁점이었던 약대 6년제 논의에서 정작 중요한 이해 당사자인 한약학과나 한약사회가 배제된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항의했다.
한약학과는 93년 무렵 빚어진 한의계와 약계 간 한약분쟁을 타결하면서 만들어져 96년 경희대 원광대, 98년 우석대 등 현재 3개 대학 약대 안에 한약학과가 설치돼 있다.
여기에 의사협회의 반대도 걸림돌이다.
김재정 의사협회 회장은 이날 약대 6년제가 부당하다는 의견을 복지부 청와대 교육부에 각각 보냈다고 밝혔다.
또 한의계 일각에서 '한ㆍ양약 완전 분리' 주장도 나오고 있어 최종 시행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