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실질적인 세금부담 'OECD 평균보다 15% 많아'

사회보장혜택과 소득수준 등을 감안한 한국 국민의 실질적인 세금부담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 비해 최고 15%나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신행정수도 건설, 국방비 증액, 농업지원 등을 위한 재원마련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세율을 인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형수 한국조세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21일 '조세부담률의 국제비교 및 적정수준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금납부액과 소득수준, 사회보장지출 비중 등 국민이 조세로 납부하는 금액과 국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모두 고려한 '국제세금비교(ITC)지수'를 산출한 결과, 한국은 101.0∼115.3을 기록했다. OECD 평균(100)에 비해 1.0∼15.3포인트 높다. 이는 국민들의 실제 조세부담이 OECD 국가들에 비해 적게는 1%, 많게는 15.3% 높다는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22.7%(2002년 기준)로 수치면에선 OECD 국가들의 평균 27.6%보다 낮아 보이지만 사회보장지출과 소득이 적은 점을 감안할 때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한국의 2002년 기준 사회보장지출 비중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4.0%로 OECD 평균(13.2%)의 3분의 1에도 못미쳤으며, 1인당 GDP(1만6달러) 역시 OECD 평균(2만4천88달러)의 절반 이하다. 박 연구위원은 "앞으로 더 이상의 세금인상을 통한 국민부담 증가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신 전체 국세수입의 15%를 차지하는 비과세 감면을 줄이고 고소득자들이 세금을 더 내도록 소득세제를 개편해 세수를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