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피랍' 충격] 파병에 미칠 영향ㆍ정부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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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34)의 '이라크 피랍사건'으로 인해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파병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서 이라크 추가파병안이 최종 확정된뒤 잠잠해지던 파병반대 목소리가 시민단체와 일부 의원을 중심으로 급격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1일 해외공관, 이라크성직자, 이라크주둔 미군 등 외교채널을 총동원해 김씨의 '구출작전'에 나섰다.
이에따라 김씨의 생환여부가 향후 파병일정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커지는 파병반대 목소리 =정부는 이날 이라크 파병원칙엔변함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오는 8월초 선발대 9백명을 파병하고 8월말에서 9월초 1천1백명, 9월말까지 1천명 등 총3천명을 이라크 쿠르드자치지역인 아르빌에 파견키로 한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같은 방침이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이라크파병반대 비상국민행동'(국민행동) 등 시민단체와 일부 국회의원, 노동단체 등이 그동안 우려해온 이라크 저항세력의 테러위협이 현실로 나타났다며 자이툰부대의 파병안 철회 주장을 재점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국민행동은 23일 국회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30일에는 서울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통해 파병반대 여론을 확산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국민행동은 지난 18일 파병안이 확정되자 "무책임한 파병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자 범죄행위"라고 비난했었다.
여기에 민주노총도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회내에서의 논쟁도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김원웅 유승희 정청래 의원 등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 12명이 조만간 이라크 추가파병 중단 및 재검토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어서 향후 한·미관계에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정부 대책 =정부는 다각적인 외교채널을 동원하며 김씨 구출작전에 나섰으나 뚜렷한 묘책이 없어 답답해 하고 있다.
특히 저항세력의 철군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다가 김씨가 처형될 경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데 소홀했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최영진 외교부 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긴급대책반을 가동하고 장재룡 본부대사 등으로 협상반을 구성, 현지에 급파하는 등 하루 종일 급박하게 움직였다.
또 주 이라크 대사관은 이라크 성직자협회, 미군 임시행정처(CPA), 다국적군 사령부(MFNC), 이라크 외교부와 접촉하면서 석방을 위한 교섭에 착수했다.
최 차관은 서울에 주재하는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등 주한 중동국 대사 12명을 외교부 본부로 불러 "김씨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아시아협력대화(ACD)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중국 칭다오를 방문중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당초 일정보다 하루 앞당긴 22일 오후에 귀국한다.
반 장관은 또 가와구치 요리코 일본 외상과 회동을 갖고 한국인 석방을 위한 일본의 협조를 구했다.
정부는 이라크 무장단체와의 교섭에서 △김선일씨가 파병과 무관한 민간인이라는 점 △서희ㆍ제마부대가 그동안 이라크 재건과 평화유지를 위해 노력한 점 △향후 이라크 파병도 이같은 원칙에서 이뤄질 것임을 적극 설득할 예정이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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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이라크전 발발
▲3.21 임시국무회의서 한국군 파병동의안 의결
▲4.2 국회 파병동의안 처리
▲4.30 국군 서희ㆍ제마부대 1진 이라크 현지 출발
▲5.1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종전 선언
▲9.4 미국 이라크 추가파병 공식 요청
▲9.24 이라크 현지 조사단 파견
▲10.18 이라크 추가파병 방침 결정
▲11.5 이라크 파병 대미협의단 파견
▲11.30 오무전기 직원 피격, 2명 사망ㆍ2명 부상
▲12.2 현지조사단 '지역담당 독립부대' 제안
▲12.17 정부 '3천명 규모' 추가 파병 확정, 이라크 파병 대미협의단 출국
▲2.13 파병동의안 국회 본회의 통과
▲3.19 한ㆍ미, 파병 국군 주둔지 변경 합의
▲5.17 미, 주한미군 이라크 차출 공식 통보
▲6.8 유엔안보리, 이라크주권이양 위한 새로운 결의안 통과
▲6.10 여야 국회의원 90명 추가파병 전면 재검토 서명
▲6.17 열린우리당 추가파병 당론 재확인,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 이라크 무장단체에 피랍
▲6.18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개최, 정부 추가파병 최종확정
▲6.21 알자지라방송, 김선일씨 피랍사실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