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이야 신차발표회야" .. 신차 출시 행사 문화이벤트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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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코리아는 지난 8일 '뉴 S타입'발표 행사를 서울 파이낸스 센터 앞 야외에서 실시했다.
여름이 시작되는 계절적인 요인을 감안,시내 중심가 야외에서 펼쳐진 이날 행사는 전형적인 퍼포먼스 형식으로 진행됐다.
영국 성채를 보여주는 가로 7m,세로 4m의 대형 백보드를 설치,마치 고풍스러운 영국 성곽 앞에 차량이 전시된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영국 신사풍의 턱시도를 착용한 남자 모델 한 명과 뮤지컬풍의 섹시한 변형 턱시도 의상의 여자 모델 두 명을 배치,영국적이면서도 모던하고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해 행인들의 주목을 끌었다.
신차발표회가 다양한 문화이벤트 행사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차량 소개와 도우미를 '동원'한 사진촬영 방식에서 벗어나 뮤지컬 패션쇼 야외퍼포먼스 등을 통해 고객의 관심과 문화적 욕구까지 충족시키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열린 BMW코리아의 X3 신차발표회에는 '브로드웨이 42번가'의 오리지널 공연이 함께 열렸다.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을 1백80도 반원 스크린의 무대로 개조,X3와 함께 하는 주인공의 일상을 사계절 영상으로 표현했다.
봄 장면에서는 아카시아 향기가 행사장에 가득했고 가을에는 낙엽이,겨울에는 눈이 내리는 특수효과 기법까지 동원됐다.
이날 행사는 총 인원 1백30명이 4개월간 준비했으며 일본과 프랑스 특수효과팀의 자문까지 받았다.
지난 4월 힐튼호텔에서 열린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세단 '뉴 S40' 발표회는 디자이너 정욱준을 초청,화려한 패션쇼로 진행됐다.
정씨는 지난해 아시아 타임지에서 '아시아 4인의 아티스트'에 선정되는 등 세련미 넘치는 도회적 패션을 가장 잘 소화한다는 평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차세대 디자이너.이날 발표회는 볼보 뉴 S40의 현대적인 이미지와 조화를 이루는 의상을 컨셉트로 유명 모델들이 등장해 의상을 선보이고 디자이너와 모델이 함께 신차를 공개하는,패션과 자동차가 결합된 화려하고 독창적인 퍼포먼스로 진행됐다.
이향림 대표는 "자동차와 패션이라는 두 산업을 조화시키기 위해 신차발표회 중 많은 시간을 패션쇼에 할애했다"며 "뉴S40의 주요 타깃인 20∼30대 여성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패션과 연계해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마이바흐'신차 발표회에는 '동서양의 만남과 전통의 부활'을 주제로 한 최소리씨의 북 공연이 이뤄졌다.
SBS 드라마 '장길산'의 음악감독이자 국내 최고 정상급 타악기 연주자인 최씨의 웅장하고 힘있는 북 공연은 세계 최고의 명차를 부활시키는 퍼포먼스를 연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4월 열렸던 GM코리아의 뉴 사브 9-3컨버터블 신차발표회에는 컨버터블의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드럼연주의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의 이미지와 느낌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기존 신차 발표회의 형식이 파괴되고 있다"며 "호텔과 같은 정형화된 장소보다는 야외 갤러리 등 색다른 장소에서 진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