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후순위CB 인기 되찾는다 ‥ 경영개선 조짐

카드사들이 발행한 후순위 전환사채(CB)가 액면가(1만원)를 회복하는 등 인기를 되찾고 있다. 카드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해소된데다 최근 연체율이 하락하는 등 경영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7월 발행하자마자 액면가 밑으로 떨어졌던 현대카드 후순위CB는 이달 7일 액면가를 회복한데 이어 22일에는 1만60원까지 올랐다. 작년 11월 8천원대까지 밀렸던 것과 비교하면 7개월만에 25% 급등한 셈이다. 삼성카드 후순위CB도 이날 1만70원에 장을 마쳐 연중 저점(9천10원) 대비 12%의 상승률을 보였다. 카드사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였던 LG카드의 후순위CB도 6천8백70원에 거래돼 연중 저점(5천원)과 비교하면 37% 급등했다. 카드사 후순위CB가 이처럼 상승세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카드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다. 현대카드의 경우 올 1분기에 1백1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지만 전년동기 순손실(2천2백15억원)과 비교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카드도 최근 1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유동성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을 대폭 줄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후순위CB의 고금리 메리트가 부각된 측면도 있다. 후순위CB의 경우 만기 때까지 들고 있으면 최고 연 9%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삼성카드 후순위CB는 2008년 6월, 현대카드 후순위CB는 2009년 1월이 만기다. 물론 이들 기업이 만기 전 증시에 상장되면 만기수익률이 연 5∼6%로 떨어지지만 이 경우 후순위CB를 주식으로 전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후순위CB는 원리금 변제 순위가 일반 회사채보다 뒤처지나(후순위), 주식전환이 가능한 채권(CB)이다. 삼성 LG 현대 등 3개 카드사가 작년 6∼7월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모두 1조4천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