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올 때 우산뺏는 일 않겠습니다"..강권석 기업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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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가 고민하는 모든 문제에 대한 해법은 현장에 있습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지난 3개월 간 전국에 있는 43개 중소기업을 방문한 후 느낀 소감을 이처럼 요약했다.
지난 3월 취임 후 '중소기업 현장방문'과 '중소기업 CEO와의 릴레이 간담회'를 마친 강 행장은 "현장경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며 "현장방문을 통해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많이 발굴할 수 있었으며 향후 이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강 행장은 자신이 방문한 중소기업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업체로 광주의 '광동정밀'이란 회사를 꼽았다.
"이 회사는 공장의 레이아웃과 업무 프로세스를 변경한 후 생산성을 10배 이상 높였습니다." 강 행장은 "최근 중소기업들의 중국행이 심각하다"며 "굳이 중국으로 공장을 옮기지 않아도 광동정밀처럼 경영혁신만 제대로 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취임 후 1백여명의 중소기업 CEO들과 간담회를 가진 강 행장은 "중소기업의 첫번째 애로사항은 '구인난'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청년들의 경우 구직난이 문제인데 중소기업은 오히려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며 "청년인력이 중소기업으로 몰릴 수 있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강 행장은 중소기업들의 또 다른 애로사항으로 '과다한 물류비'를 꼽았다.
"한국 중소기업들은 물류비로 매출액의 11% 정도를 쓰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의 중소기업들은 매출액의 4∼6% 정도를 물류비로 지출하죠.물류비를 줄이기 위해 중소기업들은 SCM(공급망 관리)을 적극 도입해야 합니다."
강 행장은 "비올 때(어려울 때) 우산을 뺏지 않는 것(지원을 회수하지 않는 것)이 기업은행의 원칙"이라며 "앞으로도 중소기업의 경영정상화,해외 마케팅,일자리 지원 등과 같은 다양한 지원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