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4일자) 테러만행 막을 방법 강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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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무장 테러조직에 납치됐던 김선일씨가 끝내 숨진데 대해 비통한 마음을 금할수 없다.
"살려달라"고 절규하던 김씨가 마지막 순간에 느꼈을 공포와 두려움을 생각하면 더욱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무고한 민간인을 살해한 테러범들에게는 어떤 변명도 용납되지 않는다. 어떤 정치적 구호와 명분도 정당화될 수 없다.
하지만 냉정을 잃어선 안된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고, 재발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냉철하고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우선 정부의 안이한 대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파병결정 이후 우리도 테러의 표적이 될수 있다는 분석이 수없이 제기됐는데도 도대체 무슨 대책을 세웠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한·미간 정보공유시스템 확보,교민안전대책,중동지역 외교 강화 등 파병과 직간접으로 관련된 사항들이 뭐하나 제대로 작동한 것이 없었다.
사건이 터진 뒤 협상 전략은커녕 제대로 된 접촉 창구 하나 없어 허둥지둥했던 것은 그만큼 준비가 없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제부터라도 정말 현명하고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테러범들이 아닌 일반 중동국가나 아랍인들에게 불필요한 반감을 갖는 것도,감정에 치우쳐 추가파병을 재검토하자는 논의도 결국은 테러집단이 노렸던 결과일 뿐이다.
여당인 열리우리당을 비롯 일부 의원들이 파병 재검토 결의안을,그것도 사망사실이 확인된 어제 바로 국회에 제출한 것은 그렇기 때문에 적절치 못한 행동이라고 본다.
국제사회와의 약속이고 국익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된 추가 파병 문제는 일시적인 감정으로 번복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지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관계 유지 등을 통해 해외 교민이나 진출 기업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대책을 마련하는데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정부의 소홀했던 교민안전 대책이 결국 한 젊은이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점을 결코 잊어선 안된다.
그것이 이번의 불행한 사태를 교훈삼아 테러 재발을 막고,나라를 한단계 더 성숙시키는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