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피살 충격'] 反이슬람…항의ㆍ협박전화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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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일씨 피살소식이 전해진 후 시민들사이에 반(反)이슬람 기류가 급격히 형성되고 있다.
이슬람 성원에는 항의나 협박전화가 쇄도하고 온라인에는 안티 이라크 사이트가 속속 생기고 있다.
2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슬람 성원에는 흥분한 시민들의 협박 전화가 빗발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예배를 드리러 온 이슬람 신도들은 납치된 한국인이 결국 살해됐다는 소식에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한국인들의 '성난 민심'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슬람 성원의 조민행 사무차장은 "새벽부터 성원을 폭파하겠다거나 이슬람인들을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성 전화가 수시로 걸려오고 있다"며 "신도들도 이런 상태로 예배를 드릴 수 있겠느냐며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벽예배에 참석했던 파키스탄 출신 야히아씨(43ㆍ노동)는 "납치된 한국인이 살해됐다는 소식은 정말 충격적이고 슬픈 일"이라며 "테러범이 신실한 이슬람 신도라면 그같은 일을 저지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인 야지드씨(36ㆍ상업)는 "솔직히 오늘은 집밖으로 나서기가 두렵다"고 불안한 심경을 드러냈다.
경찰은 이날 성원 정문에 의경 15명을 배치, 비신도의 출입을 봉쇄한 상태며 1개 중대 병력이 본성원 등 건물 주변 곳곳을 돌며 삼엄한 경비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인 신도 3만5천명으로 구성된 한국 이슬람교 중앙회에도 김씨 피살 소식이 보도된 직후 항의나 협박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한편 유명 인터넷 포털에는 '안티이라크' 카페가 생겨 개설 수시간여 만에 2천명이 가입해 항의의 글을 쏟아내고 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