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증권사 하반기 포트폴리오 경기방어주 위주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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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이 하반기 포트폴리오를 경기방어주 위주로 잇따라 개편하고 있다.
올 3분기를 정점으로 기업들의 이익모멘텀이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증시 변동성마저 커지자 증권사들이 "보험형"종목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하반기 증시가 조정장세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강해 경기방어주는 일시적인 도피처가 아니라 유력한 투자대안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이영원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4일 "미국 S&P 500의 부문별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을 보면 이미 지난 1분기부터 경기민감주의 모멘텀 둔화가 나타났다"며 "앞으로 외국인의 관심도 금융·통신·필수소비재·유틸리티·의료 등 경기방어적인 업종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반기 조정장세 지속될 듯
대우증권은 이날 하반기 종합주가지수가 680선까지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극심한 내수부진 속에 수출증가율 역시 완만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면서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오는 3분기 중에 고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 주식시장은 저점을 확인해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면서 "내년 1분기를 지나야 추세 반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UBS증권도 "OECD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1월부터 매달 내리막인데다 기다리던 내수 회복 기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확대는 당분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각 증권사들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보수적으로 잡고 있는 데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 상반기 35% 수준이었던 수출증가율이 하반기부터 둔화되기 시작해 내년에는 10%대로 떨어질 것"이라며 내년 경제성장률을 종전 5.4%에서 5.0%로 하향조정했다.
교보증권 역시 내년 경제성장률이 4.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경기를 6개월가량 미리 반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경제성장률 둔화 전망은 하반기 증시가 뚜렷한 모멘텀을 찾기 어려울 것임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방어주가 유력한 투자대안
하반기 증시 전망이 불투명함에 따라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해도 손실이 적고,상승할 경우에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보험형'종목의 투자매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 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90년대 이후 4차례의 약세장 속에서 경기방어주 위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가 종합주가지수 대비 평균 45.4%포인트의 초과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대우증권은 △한일시멘트 △에스원 △SK텔레콤 △코리안리 △KT&G △신세계 △한미약품 △유한양행 △한국전력 △농심 등 10개를 유망종목으로 제시했다.
이 증권사 박용완 연구원은 "그동안 증시를 억눌렀던 '3대 악재'에 대해 민감한 업종을 제외하고 업계내 경쟁력과 재무구조의 안정성을 고려해 종목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우리증권은 신한금융지주 KT&G CJ 신세계 등이 약세장에서 투자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UBS증권 역시 "하반기 증시에서는 거시경제 변수와 무관하게 성장잠재력을 갖춘 종목들에 주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 증권사는 강력한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가격 결정력을 갖고 있거나 원가 상승에도 대처할 수 있는 종목들로 △신세계 △농심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한라공조 △SK텔레콤 △금강고려화학 등을 추천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