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신도시 150만평으로 대폭축소] 2期 신도시 출발부터 '삐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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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의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논란에 이어 김포신도시의 개발규모가 대폭 축소됨에 따라 정부가 추진 중인 이른바 '2기 신도시' 조성사업이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특히 민간택지 고갈로 공공택지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신도시 개발이 축소 또는 지연될 경우 장기 주택수급계획에도 연쇄적으로 차질이 우려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포신도시 왜 축소됐나
건설교통부는 김포신도시 개발면적을 당초 4백80만평에서 3분의1 수준인 1백50만평으로 축소키로 한 이유로 군사시설보호를 위한 국방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국방부가 최근 수차례에 걸친 정밀 현장분석 결과 군사시설 보호를 위해 신도시 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이를 수용키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조성계획 발표 때부터 이미 이같은 상황이 예견됐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당시 급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신도시 부지를 물색하면서 시간에 쫓긴 나머지 관련부처와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치지 못했고,광명 등 그린벨트 해제 예정지는 당시 환경단체 반발 등을 우려해 아예 배제하면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밀어붙인 결과라는 것이다.
◆2기 신도시 곳곳서 마찰음
더 큰 문제는 김포신도시뿐 아니라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수도권 2기 신도시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화성 동탄신도시의 경우 최근의 분양원가 공개 논란 속에 당초 지난 3월로 예정됐던 시범단지 분양시기가 다음달 초로 넉달 이상 늦춰진 상황이다.
파주신도시도 지난해 말 지구지정 후 주택건설업체들이 민간 택지개발을 추진 중인 땅을 강제 수용한다며 반발하는 바람에 한동안 난항을 겪다 최근에야 매듭이 풀린 상태다.
강남 대체신도시로 개발이 추진 중인 판교신도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첨단산업단지 면적을 놓고 정부와 경기도가 이견을 보인 데 이어 △학원단지 조성 논란 △주택공급 1만가구 확대 논란 등에 이어 최근에는 지구 내 일부 주민들과 물류시설 및 공장 주인들이 이전대책을 요구하며 반발을 계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기 주택수급 차질 우려
김포신도시 면적이 대폭 축소되면서 정부의 장기 주택수급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당초 2기 신도시(4곳)를 통해 오는 2010년까지 19만가구 안팎을 공급할 예정이었지만 이번 면적 축소로 당장 4만5천여가구의 공백이 생기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이나 수요자들 사이에서 신도시가 갖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사업지연이나 면적축소 등은 즉각 시장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며 "주택수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보완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