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하반기에도 돈줄 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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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올 하반기 경영전략을 자산의 건전성을 강화하고 연체율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데다 부동산 경기마저 침체국면으로 빠져들고 있어 자칫하면 은행 건전성에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은행들의 대출 문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 자산 건전성 확보가 최우선 =대부분 은행들은 하반기 가장 큰 목표를 '자산건전성 유지'로 잡고 있다.
섣불리 자산을 늘리기보다는 자산규모를 오히려 축소하더라도 치솟는 연체율을 잡고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지상과제라는 판단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대출은 가급적 보수적으로 운용키로 방침을 정했다.
우리은행과 하나ㆍ신한은행도 마찬가지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하반기 자산규모를 상반기 수준으로 유지키로 했다.
신한은행은 오히려 소폭 줄이기로 했다.
그동안 축소전략을 취해온 제일은행만 우량자산을 중심으로 소폭이나마 자산을 늘린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은행들이 이처럼 자산운용에 보수적으로 돌아선 이유는 갈수록 악화되는 경기 때문.
내수경기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데다 부동산 경기가 완연한 침체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어 자칫하면 자산건전성이 걷잡을수 없을 정도로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8개 시중은행의 지난 3월말 현재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3.14%로 작년 3월말(2.65%)과 작년말(2.80%)에 비해 급속히 악화되는 추세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이대로 두면 연말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상반기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을 어떻게 억제하느냐 여부가 하반기 실적을 가름할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대부분 은행이 건설업 및 숙박업 등 내수업종을 대상으로 여신관리를 엄격히 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 비이자수익 증대 =은행들은 자산 억제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분을 비이자수익을 증대하는 것으로 보충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투자업무, 기업금융업무, 종합금융업무, 펀드및 보험 등 제2금융권 상품 판매업무 등을 활성화해 수수료 수익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수익을 늘릴 수 있는 각종 수수료를 인상하겠다는 의지도 숨기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방카슈랑스 펀드 판매에 주력해 수수료 수입을 늘리고 각종 수수료도 현실화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투자업무와 기업금융업무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런 전략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각종 수수료의 잇따른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제일은행과 기업은행이 7월1일부터 각종 수수료를 인상키로 했다.
이미 6월 중 한차례 수수료를 인상한 다른 은행들도 여차하면 수수료를 인상할 계획이어서 경기악화에 따른 불똥이 고객에게 튈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하영춘ㆍ김인식ㆍ최철규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