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고유가 시대 '석탄'이 대안 .. 金東燦 <책임연구원>

金東燦

최근 원유가격이 배럴당 40달러대를 유지하면서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다.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비는 국가 총수입액의 약 4분의1을 차지하고,석유소비 세계 6위,석유수입 세계 4위의 지표를 나타낸다.

이처럼 에너지 수입비율과 석유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경제성장에 큰 걸림돌이 되고,특히 석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산업체와 수송부문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유가 상승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수송(교통)부문과 산업체의 연료비다.전력부문은 석탄과 원자력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석유가 약 6%에 불과하므로 전력비 인상요인은 크지 않다.

수송부문의 자동차 연료는 석유,가스 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으나 산업체 연료는 석유에서 수입석탄으로 대체함으로써 연료비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산업체에서 사용하는 중유의 가격이 1ℓ에 3백60원 정도인데 비해 수입 석탄(유연탄)은 중유와 같은 열량 기준으로 약 1백30원 수준이다.따라서 석유를 석탄으로 대체하면 열효율 차이와 환경 시설의 추가 건설비를 감안해도 연료비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체에너지를 개발,석탄 석유 가스와 같은 화석연료를 줄여야 하지만 대체에너지는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그리고 산업체 연료를 대체에너지로 대량 전환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도 불가능하다.국내에서 대체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1차에너지 총공급량의 약 1.2%에 불과하며,대체에너지 중 폐기물 에너지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폐기물 에너지의 산정에도 신뢰성이 작은 것으로 분석된다.

원유가격이 배럴당 40달러 이상인 상황에서도 대체에너지가 경제성이 없다는 것은 대체에너지 개발이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나타낸다.

대체에너지 기술개발은 화석연료의 대체기능보다는 장기적인 에너지 확보차원에서 정책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산업용 연료를 석탄으로 대체하려면 경제성과 환경적 측면,안정적 공급이 전제돼야 한다.

경제성 면에서 보면 연료비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으므로 타당성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석탄은 연소시 배출물질과 수송 저장시의 비산먼지,외관상의 문제가 있으나 석탄이용 기술과 환경기술의 발달로 석유를 사용할 때와 별 차이가 없다.

실례로 국내 석탄을 사용하는 한전 동해화력발전소를 보면 석탄을 사용하는지,석유를 사용하는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주변이 깨끗하다.

한편 기후변화협약과 관련,석탄사용시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배출과 탄소세 부과를 문제삼을 환경론자도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지나친 우려라고 생각된다.

기후변화협약에 대비한 장기적인 국가적 대응은 중요하다.

그러나 한국은 감축의무국가로서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기준연도나 목표연도가 정해진 것도 아니고 미국의 경우 발전량의 50% 이상을,중국이 총에너지 사용량의 70% 이상을 석탄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체 연료를 석유에서 석탄으로 대체하는 데 기후변화협약을 내세워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그리고 탄소세가 부과되면 석탄 등 탄소함량이 큰 연료는 가격이 하락해 상호보완이 이뤄질 수 있다.

이와 같이 고유가 시대에 대체에너지가 석유를 대체할 만큼 기능을 하지 못하고,석탄을 사용하더라도 환경기술의 발달로 환경문제가 크게 발생하지 않으므로 산업체 연료를 석유에서 석탄으로 대체하는 것을 고려해봐야 한다.

물론 수도권이나 도시지역 산업체에서는 고체연료사용을 금지하는 현행제도에 따라 석탄사용을 제한해야 하나 기타 지역에 있는 산업체에서는 석탄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과 인프라 구축이 따라야 한다.고유가시대에 산업체 연료비 절감을 위해서는 석유에서 석탄으로의 대체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음을 감안,에너지원 공급정책의 재고가 필요하다.

정부출연연 연구발전협의회 회장 dckim@kier.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