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얘기후 갑자기 상황 악화" ‥ 김천호 사장

김선일씨 피살사건의 사실확인을 위해 귀국한 김천호 가나무역 사장(42)은 1일 기자회견에서 무장단체와의 협상과정에 대해 "지난달 15일께 이라크 현지 변호사를 통해 팔루자에서 가장 영향력있고 우리를 도와주려는 무장단체(무자헤딘) 고위간부와 접촉했다"며 "별다른 요구조건은 없었으나 구체적 협상조건은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당초 김씨 구명을 위한 노력은 긍정적이었으나 6월20일 오전 11시께 변호사로부터 '상황이 갑자기 어려워졌다'며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무장단체의 태도가 갑자기 돌변해 김씨를 살해한 이유에 대해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이날 오후 서울 대치동에 있는 정보기술(IT)업체 예스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저간의 의혹에 대해 이같이 해명한 뒤 감사원에 도착,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김 사장은 회견에서 피랍인지 시점과 관련,"연락이 두절된 5월31일 이후 10여일은 김선일씨의 행방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 과정에서 팔루자 주민과 경찰로부터 무장세력이 외국인을 잡아가는 것을 봤다는 정보를 얻었고,이라크인 직원 2명을 통해 접촉을 시도해 김선일씨로 추정되는 사람이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최초 납치단체와 김씨를 살해한 무장단체가 다르고 최초 납치단체가 몸값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동일한 단체로 생각한다"며 "그런 보도는 추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미군에 피랍사실을 통보했는지 여부에 대해 김 사장은 "6월10일께 본사 매니저 장계민씨가 개인적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미군 거래 업체인 AAFES소속 군무원 매니저 짐(Jim)에게 김씨의 실종사실에 관한 소식을 알아봐 줄 수 있는지 문의했는데 짐은 '그 문제는 우리가 확인하기 힘들다'는 답변을 했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