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대중교통개편 이틀째] '먹통' 교통카드에 시민들 '분통'

서울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틀째인 2일에도 교통카드 시스템 장애가 곳곳에서 발생,교통 혼란을 가중시켰다.

특히 일부 버스에서는 정상금액보다 많은 요금이 부과되는 사례까지 등장,시민들의 요금지급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사실상 새 요금시스템이 처음 적용된 이날 버스에서 문제점이 집중적으로 터져나왔다.

전체 서울 버스(8천여대)의 12%를 넘는 1천여대에 설치된 승·하차 단말기가 작동을 멈추거나 비정상적으로 작동한 것.이중 일부는 환승요금을 정산하지 못하거나 엉뚱하게 많은 요금을 부과,승객들의 요금시비가 잇따랐다.

실제 이날 오전 7시 내곡동에서 400번 버스를 탑승,을지로에서 405번 버스로 갈아탄 박모씨(37·회사원)는 "갈아탄 환승 버스 단말기에 신용카드를 접촉하니 정상요금 1천원대보다 훨씬 많은 2천4백원이 찍혔다"고 말했다.환승할인이 안되는 경우도 잇따랐다.

난곡에서 노량진으로 출근한 송모씨(28·회사원)는 "버스를 갈아타고 환승을 했는데 환승할인이 안돼 기본요금 8백원씩을 두번 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날 무더기 오작동을 일으켰던 지하철 교통카드 시스템 장애도 계속됐다.서울시 관계자는 "수도권 지하철 3백92곳 7천9백여개 교통카드 단말기 가운데 64개가 작동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작동정지 및 오작동에 대해 교통카드 시스템 운영업체인 한국스마트카드는 "무엇보다 시스템 안정화 작업이 덜 됐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여기에 단말기 불량문제,네트워크 장애,기존 카드칩의 미인식 등의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고 서울시는 털어놨다.한국스마트카드 관계자는 "매일 3천만여건의 정보량을 처리해야 하는 시스템 구축이 불과 한달 만에 이뤄지고 특히 지하철은 1일 새벽에 새 프로그램을 깔아 사전 테스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시스템 안정화를 위해서는 1∼2주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스마트카드 업체 관계자는 "이번 서울 교통카드 시스템은 국내에서 가장 복잡한 IT프로젝트로 꼽힌다"며 "당분간 간헐적인 문제가 계속 생겨날 것"으로 내다봤다.이에 대해 서울시와 한국스마트카드는 2일 중 프로그램 문제점과 불량 단말기를 모두 교체해 3일부터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