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안방 핀란드 삼성 애니콜 '바람'

삼성전자가 세계 1위 휴대폰 업체 노키아의 본거지인 핀란드에서 시장점유율 5%대를 넘어서며 약진하고 있다. 이에 반해 노키아는 한국시장 공략에 실패,일찌감치 사업을 접어 경쟁사 본거지 공략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5일 KOTRA 헬싱키무역관에 따르면 지난 2000년 핀란드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5%대로 올라섰다. 올해는 유럽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폴더형 인테나폰 등 첨단 휴대폰을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으며 매출을 지난해의 2배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정철 헬싱키무역관장은 "핀란드 휴대폰 시장은 국민기업이나 다름없는 노키아가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고 노키아에 대한 소비자 로열티가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이 연간 1백10만대 규모에 불과하긴 하나 아시아 기업이 점유율 5%대를 돌파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노키아는 한국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손해만 보고 손을 뗐다. 3년 전 한국시장에 휴대폰을 내놓았으나 1%대의 낮은 점유율을 보이다가 지난해 초 사업을 철수했다. 지난 84년부터 마산에 수출용 휴대폰 생산공장(노키아TMC)을 운영하고 있어 인지도가 높은 데도 노키아는 한국 소비자들을 사로잡지 못했다.

헬싱키무역관은 삼성전자가 핀란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카메라폰 등 고기능 제품으로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도 핀란드 시장에 슬라이드폰 MP3폰 등 멀티미디어 휴대폰을 잇따라 선보여 매출을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삼성전자 관계자는 "보다폰 T모바일 도이치텔레콤 등 이동통신업체들과 협력해 핀란드를 포함한 유럽 휴대폰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라며 "특히 아테네올림픽 공식 파트너로서 스포츠마케팅을 적극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서유럽 휴대폰 시장에서 핀란드 노키아(44.4%)와 독일 지멘스(15.7%)에 이어 3위(8.1%)를 차지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