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벤처사업가인 안철수연구소의 안철수 사장(42)이 정부의 원칙 없는 소프트웨어산업 정책과 업계 관행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지금과 같은 풍토에서는 "빌 게이츠라도 한국에선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 사장은 최근 자사 홈페이지(www.ahnlab.com)에 게재한 '2만달러 시대를 위한 두 가지 키워드'란 칼럼에서 불법 복제가 판치고 경쟁력 없는 기업이 퇴출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소프트웨어산업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가까운 일본의 경우 소프트웨어 시장의 3분의 1을 개인 사용자들이 차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기업과 관공서조차 '소프트웨어는 공짜'라는 인식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이 가정이나 학교에서 소프트웨어를 불법 복제하도록 방조하는 것은 지식정보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강조했다.


또 공공 프로젝트의 경우 정부 스스로 예산 절감을 내세워 저가 입찰을 유도,산업구조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프트웨어 시장을 주도하는 대기업 시스템통합(SI) 업체들이 저가 수주로 인한 손실을 중소 하청업체에 떠넘길 수밖에 없어 결국 중소 소프트웨어업체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된다는 것.


그는 또 경쟁력이 없어 망해야 할 기업들이 공공자금으로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물론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덤핑 수주도 불사하고 있어 산업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