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성장지대] 인천컨부두 : 싱가포르ㆍ삼성 함께 만든 '허브 터미널'

3일 오전 9시 인천시 중구 항동 연안부두와 석탄부두 인근에 위치한 인천컨테이너터미널(이하 ICT).

이날 개항한 터미널 입구에는 컨테이너를 실은 수십대의 대형 컨테이너트럭들과 빈 트럭들이 줄지어 터미널 게이트(정문)를 부산하게 드나들고 있었다.

이날 새벽 1시께 ICT 컨테이너전용부두에 싱가포르 국적의 컨테이너 선박 'WANHAI 211'호가 컨테이너 3백84개를 싣고 첫 손님으로 입항했다.

이 배는 부두에서 하룻밤을 지낸 후 다시 쌓아 놓은 컨테이너 5백개를 싣고 출항했다.

이 배는 광양과 부산항을 거쳐 대만-싱가포르-말레이시아-홍콩 등을 경유해 다시 인천으로 돌아온다.

이 배 주인인 대만의 WANHAI사는 매주 배 4척을 인천항으로 보내기로 ICT측과 계약을 맺었다.

부두 내에는 대형 크레인 8대가 선박에서 컨테이너를 옮기고 있었으며 3만여평 규모의 부두야적장에는 트렌스퍼 크레인들이 컨테이너를 지정된 야적장으로 옮기느라 부산했다.

야적장 곳곳에는 순식간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졌고, 이 화물을 실은 트럭은 곧바로 게이트를 빠져 나갔다.

모든 작업이 신속히 이뤄졌다.

중앙컴퓨터센터에서 선박접안부터 하역, 야적장 작업 등 모든 업무를 자동으로 통제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 싱가포르와 삼성 합작 = ICT는 세계적인 항만운영회사인 PSA(싱가포르항만공사)와 삼성물산이 합작, 외자유치로 국내 처음으로 인천에 건설한 24간 운영체계의 외항 컨테이너 전용부두.

현재 4만t급 선박 1척이 접안할수 있는 1개 선석을 가동하지만 2009년까지 총 4천억원을 투입해 2개 선석을 추가로 건설, 모두 3개 선석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 부두는 인천항의 갑문(선박을 부두로 들어오도록 수심을 조절해 주는 설비)을 통과하지 않고 직접 외항에서 부두로 접안토록 건설됐으며 연간 30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한다.

황선범 ICT 영업부장은 "인천컨부두는 중국 일본 동남아의 주요 관문항으로 지정학적으로 중국의 주요항만인 다롄, 칭다오, 상하이항에 적합한 노선을 제공하는 등 수도권 물량 처리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 국내 항만부두운영사 경쟁력 향상 주력 = 국내 항만운영회사들도 현대화된 인천컨부두를 의식, 서비스 제고와 시설 확충에 총력을 쏟고 있다.

실제 인천항 4부두 2개 선석을 임대 운영(TOC)하고 있는 대한통운은 최근 항만전산프로그램을 비롯 화물처리속도 향상에 집중 투자해 왔다.

또 외국선사 신규 확보를 위해 이스라엘 선사인 짐라인사 계열의 골드스타라인과 기항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 회사 김봉호 기획팀장은 "부두하역에 노하우가 축적돼 있지만 ICT 가동으로 부두운영을 업그레이드 해야 하기 때문에 신규선사와 장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인천항 4부두 3개 선석을 운영하고 있는 한진 역시 화물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조만간 최신장비를 도입키로 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