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일자)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의 출발점

정부가 투자활성화와 일자리창출이라는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하겠다는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을 유형별 성장단계별로 나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중소기업 경쟁력강화 방안 외에 별다른 대책은 눈에 띄지 않는다.물론 몇가지 대책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것이 당면한 경제 현실이고 보면 무리한 대책 제시보다는 차라리 기존에 발표된 정책들을 차분하게 심화 발전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전반적인 내용을 보면 정부가 아직 경제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특히 '조기경보시스템(EWS)'을 구축하고,이를 위해 실물 금융 외환 등 경제전반에 걸친 동향을 점검하는 경제상황점검회의를 운영하겠다는 발상은 외견상으론 그럴 듯해 보이지만 과연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경제여건 변화를 사전에 감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는 이해할 만하다.하지만 지금까지 제대로 된 경기대책이 나오지 못한 것은 마땅한 판단지표가 없어서가 아니라 위기적 상황의 지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안이한 정부의 자세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정부가 별도의 '조기경보'관련 기구와 시스템을 만들고 인력을 충원한다고 해도 종전과 같이 거시지표에 매달리면서 실물경제의 동향에 특별한 관심을 갖지 않는 한 상황은 별로 나아질 게 없다.

우리는 정부가 하반기의 경제정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고 경기회복의 실마리를 찾으려면 정책운용의 출발점부터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고 본다.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실물경제의 흐름을 제대로 인식하고 기업애로를 해소해주려는 적극적인 자세부터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정부가 하반기 주요 정책과제로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건설경기연착륙 유도,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외국인투자 유치 활성화,대외개방과 경제협력강화 등을 제시했지만 그중에서도 기업규제개혁의 가속화가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