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 키워야 산다?..평형 클수록 경쟁률 높아

분양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40평형대 이상 대형 평형 아파트에는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도 중대형 평형 위주로 공급계획을 수정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분양된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경우 대형 평형일수록 청약률이 높아지고 있다.

대형 평형일수록 1,2순위 마감이 확률이 높고 3순위까지 순위가 밀리더라도 대기수요가 몰리면서 청약률이 높아지는 등 대형 평형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7일 청약을 마감한 '일산 SK 엠시티'의 청약경쟁률은 평형 크기에 따라 결정됐다.최대 평형인 50~60평형(3군)의 최종 경쟁률은 28 대 1을 기록했다.

40평형대는 5 대 1,30평형대는 3.5 대 1에 그쳤다.

동탄신도시 시범단지에서도 전반적으로 큰 평형의 인기가 높았다.월드건설의 35평형(1백77 대 1)이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가운데 포스코건설의 54평형도 8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신행정수도 수혜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조치원에서 지난달 말 분양된 '조치원 대우 푸르지오'도 대형평형의 인기가 높았다.

모두 8백2가구가 공급된 이 단지의 최대 평형인 54평형의 경쟁률은 16.3 대 1로 40평형(33 대 1) 다음 순이었다.반면 최소 평형인 33평형의 청약경쟁률은 1.9 대 1에 그쳤다.

이에 앞서 분양된 경기도 일산 풍동지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지난달 15~17일 청약을 받은 '풍동 아이파크'의 경우 공급평형 40~90평형 가운데 90평형이 2.5 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58,59,90평형대는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런 상황을 감안,건설업체들도 중대형 아파트 공급에 치중하고 있다.

최근 공급되는 민간아파트에서 20평형대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SK건설 관계자는 "침체기엔 자금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을 겨냥한 마케팅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며 "30평형대 이상 중대형이 이들이 선호하는 평형"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 1만3천여가구가 집중공급되는 천안·아산지역에서 20평형대 아파트는 전체 물량의 20%에도 못미친다.

오는 10월 분양예정인 천안시 청당동 벽산 블루밍(1천6백53가구)의 28평형 1백10여가구,아산시 모종동 대우 푸르지오(4백53가구)의 28평형 1백가구 등이 사실상 전부다.

하반기에만 1만4천여가구가 공급될 부산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하반기 부산지역 최대 공급물량인 부산 용호동 '오륙도 SK뷰'의 3천가구는 33~99평형으로만 구성된다.

포스코건설이 해운대구 우동 센텀시티에 건립하는 주상복합아파트 '센텀 포스코 더 피에스타'(9백21가구)도 아파트 평형은 39~95평형(7백42가구)으로 설계됐다.또 롯데건설이 오는 8월 말 분양 예정인 부산 사하구 다대동 '다대지구 1차'단지 2천7가구도 33평형이 1천4백22가구로 주를 이룬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