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銀 파업 "독특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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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은행 파업사태가 다른 여느 파업과 달리 큰 혼란 없이 장기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미 노사 양측의 협상방식도 다른 금융회사 파업과는 다른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우선 언론을 통해 원색적인 비난이 오갔던 다른 때와 달리 한미 노사는 "상대방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협상 진행 과정이나 내용 등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다동 한미은행 본점에서 있었던 하영구 행장 기자간담회가 이같은 특성을 잘 드러내준다.
이날 간담회에서 하 행장은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쟁점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협상에 방해가 될수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쟁점사안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나중에 협상이 마무리되고 나면 '비하인드 스토리'로 말씀드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이라며 말끝을 흐리는 게 전부였다.
사측의 실무협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진회 부행장도 노조가 이번 파업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상장폐지안을 처리하는 임시주총에 대해 설명하다가 "내가 너무 말을 많이 했네.이러다가 잘리는 것 아닌지 몰라" 하며 급하게 말을 끊기도 했다.
파업기간동안 협상타결을 위해 활발하게 '물밑'작업이 이뤄졌던 다른 때와 달리 협상 중 휴지(休止)기간이 긴 것도 이번 파업의 특성 가운데 하나다.파업 초기였던 지난달 28일 대표자협상 결렬 이후 30일까지 3일간 협상이 없었던 것을 비롯해 지난 6일 새벽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또 다시 협상이 중단됐다.
파업 이후 1주일가량의 시간을 협상 없이 보낸 셈이다.
이에 대해 금융계는 "지난달 말 있었던 1차 휴지기는 협상 초기 서로 밀리지 않으려는 양측의 치열한 기싸움의 일환으로,지난 6일부터 시작된 2차 휴지기는 노조의 경기도 여주 이동에 따른 전열 재정비의 차원으로 이해된다"고 분석했다.금융계는 한미은행의 협상문화가 다른 파업과 차이를 보이는 이유로 △창사 이후 지난 20여년간 파업이 없었을 정도로 비교적 온건한 한미노조의 성향 △씨티은행 서울지점장까지 거치는 등 씨티 문화에 익숙한 하 행장의 서구식 마인드 등을 꼽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이런 가운데 한미 노사 양측의 협상방식도 다른 금융회사 파업과는 다른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우선 언론을 통해 원색적인 비난이 오갔던 다른 때와 달리 한미 노사는 "상대방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협상 진행 과정이나 내용 등에 대한 언급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다동 한미은행 본점에서 있었던 하영구 행장 기자간담회가 이같은 특성을 잘 드러내준다.
이날 간담회에서 하 행장은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쟁점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협상에 방해가 될수 있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쟁점사안을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나중에 협상이 마무리되고 나면 '비하인드 스토리'로 말씀드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이라며 말끝을 흐리는 게 전부였다.
사측의 실무협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진회 부행장도 노조가 이번 파업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상장폐지안을 처리하는 임시주총에 대해 설명하다가 "내가 너무 말을 많이 했네.이러다가 잘리는 것 아닌지 몰라" 하며 급하게 말을 끊기도 했다.
파업기간동안 협상타결을 위해 활발하게 '물밑'작업이 이뤄졌던 다른 때와 달리 협상 중 휴지(休止)기간이 긴 것도 이번 파업의 특성 가운데 하나다.파업 초기였던 지난달 28일 대표자협상 결렬 이후 30일까지 3일간 협상이 없었던 것을 비롯해 지난 6일 새벽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또 다시 협상이 중단됐다.
파업 이후 1주일가량의 시간을 협상 없이 보낸 셈이다.
이에 대해 금융계는 "지난달 말 있었던 1차 휴지기는 협상 초기 서로 밀리지 않으려는 양측의 치열한 기싸움의 일환으로,지난 6일부터 시작된 2차 휴지기는 노조의 경기도 여주 이동에 따른 전열 재정비의 차원으로 이해된다"고 분석했다.금융계는 한미은행의 협상문화가 다른 파업과 차이를 보이는 이유로 △창사 이후 지난 20여년간 파업이 없었을 정도로 비교적 온건한 한미노조의 성향 △씨티은행 서울지점장까지 거치는 등 씨티 문화에 익숙한 하 행장의 서구식 마인드 등을 꼽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