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실적 4분기 급격 둔화" ‥ 대우증권 분석

중국 경기둔화, 고유가, 내수부진 등의 여파로 상장ㆍ등록 기업의 실적호전 추세가 오는 4분기부터 급격히 꺾일 것으로 전망됐다.

대우증권은 11일 증시에 상장(등록)된 2백31개 주요 기업의 실적을 분석, 영업이익 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이 2분기 56.4%, 3분기 59.0%를 기록한 뒤 4분기에는 24.3%로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관측했다.3,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은 지난 5월 조사 때보다 각각 12%포인트 및 10%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조사대상 기업의 4분기 영업이익 절대규모도 12조2천억원으로 3분기의 12조9천억원보다 5.4% 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IT(정보기술) 철강 화학 자동차 에너지 등 수출주력 업종이 경기 악화를 주도할 것이라고 대우증권은 지적했다.매출액 증가율도 3분기 17.7%로 정점을 기록한 뒤 4분기 7.0%로 떨어지는 등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내수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세계경기 둔화가 수출기업을 위축시켜 국내 경기에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삼성SDI LG전자 등 수출 관련 대기업의 매출 및 영업이익 증가율은 3분기를 정점으로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대우증권은 내수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2005년 상반기에는 영업이익 성장세가 정체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지난 5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주식시장의 약세는 이같은 기업 이익모멘텀 둔화를 반영한 것"이라며 "이익모멘텀의 하락 추세를 감안하면 주가가 내년 1분기까지 약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의 설비투자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의 실적증가세 둔화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산규모 5조원 이상 기업집단 18곳의 결합 및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투자활동을 위한 순현금 유출은 30조8천9백34억원으로 2002년보다 33.5% 감소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