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금, 달러, 부동산…


이들 재테크 상품 가운데 올 상반기에 어디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돈을 가장 많이 벌었을까.
이같은 질문에 대해 그 누구도 정답을 얘기할 수 없을 것이다.


이유는 질문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질문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어디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돈을 가장 덜 까먹었을까.'


질문을 제대로 고치고 나니 정확한 답이 나온다.


올 상반기(6월17일 기준, 대신증권 자료)중 종합주가지수는 7.44% 하락했다.
간접투자 상품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5~7%를 기록했다.


금값(1돈쭝)은 도매가 기준으로 5.28% 떨어졌다.


아파트 값은 1.45% 오르는데 그쳤다.
은행 정기예금의 6개월 수익률은 1.76%에 불과하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다면 수익을 낸 투자상품은 하나도 없는 셈이다.


그렇다면 올 하반기에는 어떤 재테크 상품에 투자해야 할까.


재테크 전문가들은 "재테크 환경이 불안한 때인 만큼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라도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안전한 금융상품에 관심을 두라"고 조언한다.


올 하반기 목돈을 맡겨둘 만한 금융상품을 '기대 수익률'을 기준으로 소개한다.



연 3%대


새로운 투자처를 발견할 때까지 일시적으로 돈을 맡겨두기에 적합한 상품은 머니마켓펀드(MMF),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 어음관리계좌(CMA) 등이다.


이들 수시입출금식 상품은 단 하루를 맡겨도 정기예금 수준의 이자를 지급한다.


가입 후 하루만 지나도 돈을 찾을 수 있는 신종MMF는 연 3.5% 전후의 수익률을 보장한다.


가입 후 30일이 지나면 찾을 수 있는 클린MMF의 금리는 연 3.7% 전후다.


MMF는 실적배당 상품이지만 장부가 방식으로 배당받기 때문에 수익률 변동이 심하지 않은게 장점이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MMDA는 금액에 따라 차등 금리를 적용한다.


금리는 연 0.8~3.3% 수준이다.



연 4~5%대


종금사들이 발행하는 발행어음, 은행의 특정금전신탁, 은행 후순위채권을 매입하면 된다.


이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상품은 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권.


지난 6월 조흥은행과 하나은행이 판매했던 후순위채권(2천5백억원 규모)은 판매 첫날 모두 팔려 나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후순위채권은 5년9개월에 걸쳐 연 5.2~5.4%의 확정금리가 보장된다.


단 후순위채권은 만기가 길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연 5.5~6%대


일부 외국계 은행의 특판예금상품과 상호저축은행의 정기예금에 가입해 볼만 하다.


저축은행들이 판매하는 정기예금상품의 금리는 연 5%대 후반~연 6%까지다.


저축은행에 돈을 맡기면 최고 5천만원까지 예금보호를 받는다.



연 7~8%대


은행이 발행한 하이브리드(Hybrid)채권에 투자하면 된다.


1년전 은행들이 발행한 하이브리드 채권에 투자하면 연 6~8.5%의 수익률을 보장받는다.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 비율을 높이기 위해 발행한 하이브리드 채권은 상환만기가 없고 증권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한게 특징이다.


또 일정기간(3개월)마다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자생활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연 9~10%대


두 자리 수의 수익률을 원한다면 카드사가 발행한 채권에 관심을 둘만 하다.


만기가 9개월 정도 남은 채권에 투자하면 연 11%(3개월마다 변동금리 적용)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주로 증권사나 종금사에서 판매하며 최저 가입액은 1백만원 이상이다.


하지만 이들 상품은 대부분 예금자보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자칫하면 원금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연 15%대


'연말정산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이자수익은 물론 절세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연말정산 금융상품은 장기주택마련저축, 연금저축, 주택마련청약저축, 보장성 보험 등이다.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 팀장은 "연말에 3백만원을 소득공제 받으면 본인의 급여 수준에 따라 환급받는 세금은 30만~1백20만원에 이른다"며 "비과세와 연말정산 혜택을 감안한다면 최고 수익률은 연 15%에 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