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와이더덴닷컴, 제 2의 SK C&C인가?

앵커-1>
국내 1위의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이 그룹 오너인 최태원 회장이 사실상 소유한 계열회사에 퍼주기식 지원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비싼 이동전화 요금이 사실상 SK그룹 오너에게 흘러들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얘기 나누겠습니다. 박성태 기잡니다.

박 기자, 먼저 SK텔레콤이 그룹 오너 소유의 계열회사에 지원 의혹이 있다는 것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죠. 기자-1>
네. 의혹이 일고 있는 회사는 바로 무선인터넷 전문기업인 와이더덴닷컴입니다. 이 회사는 SK텔레콤에 벨소리와 컬러링 같은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비롯해 일부 플랫폼 등 무선인터넷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최근 실적을 보면 정말 대단한 회사라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불과 4년전인 200년 6월에 설립된 회사가 지난해말에 이미 매출 777억원에 11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15%입니다. 순익은 83억원으로 이정도 실적이면 가히 업계 최고 실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난 2002년에 비해서도 큰 폭으로 증가한 실적인데요. 매출은 40% 가까이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배 이상, 순익은 140%가 늘었습니다. 무선인터넷 업계가 사실상 과열 경쟁으로 지난해 성장이 정체됐다는 점에 비춰보면 와이더덴닷컴의 실적은 가히 경이적입니다. 한때 각광받던 무선인터넷 콘텐츠 업체들이 지난해 상당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적자 기업을 빼더라도 지난 97년에 설립된 업계 수위권의 다날과 비교해봐도 그렇습니다. 다날은 지난해 매출 466억원에 5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는데 와이더덴닷컴의 실적은 이와 비교해서도 2배 가까운 실적입니다. 바로 SK텔레콤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앵커-2>
구체적인 지원 의혹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기자-2>
네. 우선 사업의 몰아주기입니다. 벨소리나 컬러링, 그림나라와 같은 모바일 콘텐츠의 경우 콘텐츠 사업자와 통신사업자간의 관계가 절대적입니다. 사실상 벨소리나 컬러링의 경우 콘텐츠간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동통신 사업자가 운영하는 웹페이지에서 어느 위치에 있느냐, 또 무선인터넷인 왑에서도 앞에 있느냐 뒤에 있느냐에 따라 소비자들의 구매가 결정되는 것이 많은데요. 와이더덴닷컴이 운영하는 잼버거는 이 모든것에서 우선 순위에 놓이고 있습니다. 이 정도는 사실 계열사라는 위치에서 어느정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인데요. SK텔레콤이 지원하는 특혜는 SK텔레콤이 아예 대놓고 나서서 와이더덴닷컴의 콘텐츠를 대규모로 매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SK텔레콤의 이동전화 대리점에 가보면 SK텔레콤에 가입하면 SK텔레콤의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얼마정도까지 무료로 제공한다는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는데요. SK텔레콤 가입자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이 콘텐츠는 바로 SK텔레콤이 콘텐츠 업체들로부터 사서 제공하는 것입니다. 벨소리나 캐릭터, 컬러링 등 다양한 콘텐츠에서 대규모 매입이 이루어지는데요. 수십, 수백개의 콘텐츠 업체들이 바로 이 SK텔레콤이 구입하는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합니다. 한 콘텐츠 업체 관계자는 그러나 “간혹 다른 콘텐츠 업체들이 공급하긴 하지만 실상 50% 이상을 와이더덴닷컴이 독점 공급하고 있다”고 말해 특혜 의혹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앞으로 무선인터넷 분야의 유망 신규 사업을 사실상 와이더덴닷컴이 독점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지난 5월 와이더덴닷컴은 음반 기획사, 저작권협회 등과 계약을 체결하고 벨소리, 콘텐츠 등 음원 관련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SK텔레콤에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와이더덴닷컴은 음원 저작권 단체로부터 받은 음원을 이용해 MLB라는 음원 뱅크를 만들고 각 콘텐츠 공급업체들은 이 MLB에서 음원을 제공 받아 벨소리 등 무선인터넷 콘텐츠를 SK텔레콤에게 제공하게 되는 것인데요. SK텔레콤은 이 MLB를 통하지 않은 음악 콘텐츠는 매입하지 않겠다고 밝혀 사실상 SK텔레콤이 와이더덴닷컴에게 독점 사업권을 준 격입니다.

결국 수많은 무선인터넷 콘텐츠 기업들이 사실 동종업체인 와이더덴닷컴의 종속에 들어가는 셈입니다. 더욱이 향후 벨소리나 컬러링 시장에서 음원에 대한 저작권이 필요한 MP3 원음벨의 비중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앵커-3>
네. 젊은 사람들이 가장 불만을 많이 얘기하는 것중에 하나가 바로 출발선이 다르다는 점인데요. 아무리 계열사라고 해도 와이더덴닷컴의 출발선이 다른 회사들에 비하면 크게 다르군요. 구체적으로 와이더덴닷컴과 SK텔레콤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기자-3>
네. 우선 주주구성을 보면 SK텔레콤과의 관계는 명확히 드러납니다. 와이더덴닷컴의 최대주주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 지분율이 49%이며 SK텔레콤이 17.5%로 2대주주입니다. 이 외에 우리사주조합과 일부 투자가들이 나머지 지분을 나눠갖고 있습니다. 지분율이 49%라면 거의 최태원 회장 회사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록적인 급성장이 가능했다는 분석인데요.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보면 SK텔레콤과의 거래 관계가 특히 눈에 띕니다. 지난해 SK텔레콤에 대한 매출액이 76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코스닥중에서도 일부 대기업 계열 회사들이 대기업 납품 비율이 높은 것을 볼 수 있지만 98% 매출비중이며 거의 SK텔레콤 한 곳을 바라보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렇기 때문에 사실상 와이더덴닷컴이 제 2의 SK C&C라는 시장의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SK C&C는 시스템 통합 회사로서 SK텔레콤이 발주하는 사업을 비싼 값에 수주해 급성장한 회사입니다. 최태원 회장은 비상장회사인 이 회사를 통해서 SK를 지배하고 결국 SK를 통해 SK그룹을 지배해 지난 2000년에 크게 논란이 인 적이 있습니다.

와이더덴닷컴은 지분 구도상 SK그룹의 지주회사격하고는 거리가 멀지만 그룹 오너가 최대주주인 회사라는 점에서 SK텔레콤의 지원은 특혜 의혹을 낳고 있는데요.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무선인터넷 기업의 주가 수준과 와이더덴닷컴의 수익률, 향후 성장성등을 비교 감안할 때 최소 시가총액 2천억원 가량은 되는 회사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최태원 회장은 불과 4년전에 몇 십억원 투자했던 지분이 1천억원 가량의 가치를 지니게 된 것입니다. 바로 시장 독점으로 높은 이윤을 얻고 있는 SK텔레콤의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앵커-4>
네. 박 기자. 수고했습니다.

박성태기자 st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