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회사들 '월街 탈출'] "임대료 너무 비싸"

미국 뉴욕의 금융중심지인 월가에서 일하는 금융인력들이 인근 뉴저지주나 뉴욕주의 다른 도시로 옮겨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3일 씨티그룹이 1천명 이상의 직원을 맨해튼 남부에서 허드슨강 건너 뉴저지주로,또다른 7백명은 맨해튼 중부에서 이스트강 건너 뉴욕주 퀸스의 롱 아일랜드 시티로 재배치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사무실 경비를 절약하고 테러위협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9·11 테러 이후 3년이 다 지나도록 여전히 사무실 공실률이 높은 맨해튼 남부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씨티그룹 이외에 JP모건체이스와 메트로폴리탄 생명보험 등도 맨해튼에서 인력을 빼내 뉴저지 등 다른 지역으로 전출시켰다.

JP모건체이스는 2002년 2천여명의 직원을 허드슨강을 사이에 두고 월가와 마주보는 저지 시티로 재배치했다.

이 은행은 이달 중 절차가 완료되는 뱅크 원과의 합병 결과 발생할 여유인력도 맨해튼에서 다른 지역으로 전근시킬 예정이다.

메트로폴리탄 생명보험도 지난 3월 맨해튼 중부 사무소의 직원 1천6백여명을 롱아일랜드 시티로 이전시켰다.

골드만삭스는 맨해튼 남쪽 끝 배터리 파크 시티에 새 본사를 신축 중이지만 새 건물이 완공되면 기존 맨해튼 남부의 사무실을 비울 예정이다.

뉴욕타임스는 맨해튼 남부의 사무실 공실률이 14.2%에 이르고 세계무역센터(WTC) 임대권자인 래리 실버스틴이 WTC 터에 재건축하는 건물 역시 입주자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