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값 고공행진 가능성 크다" ‥ WSJ

끊이지 않는 테러공포,고공행진하는 국제 유가,세계적인 인플레 우려,추락하는 미국 달러가치... 이처럼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금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투자 대안이다.

세계경제 상황이 수시로 급변동하기 때문에 주식이나 채권,미국 달러보다는 급락할 위험이 적은 금이 가장 확실한 투자처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과 고유가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금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금값 상승요인 많다=WSJ는 현 세계 경제가 1,2차 오일쇼크를 경험했던 지난 70년대와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70년대 세계 경제는 중동전쟁으로 석유 값이 급등하면서 해마다 물가불안에 허덕여야 했다.74년 선진국들의 평균 물가상승률은 13%가 훌쩍 넘었다.

주가는 떨어지고 미국 달러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금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이 때문에 금값은 '하락없는 상승세'를 이어나갔다.지난 68년 온스당 35달러선에서 거래되던 금은 73년 1차 오일쇼크 당시에는 온스당 1백50달러까지 폭등했다.

2차 오일쇼크의 여파가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쳤던 80년 금값은 장중 한때 온스당 8백50달러까지 순식간에 치솟을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

금값은 10여년 만에 무려 24배나 상승한 셈이다.지금의 세계 경제 상황은 70년대와 비슷한 점이 많다.

이라크 전쟁과 테러위협으로 국제유가는 배럴당 40달러를 넘어섰고 그 결과 세계 경제에는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이 안고 있는 엄청난 규모의 재정·무역수지 적자 때문에 미 달러가치도 향후 하락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국제 금융시장을 보면 달러가치가 떨어진 날에는 금값이 여지없이 올랐던 점이 이를 잘 반영한다고 WSJ는 강조했다.

◆2007년 금값,'온스당 1천달러' 간다=현재 금은 온스당 4백3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금값은 연간기준으로 단 한 차례도 하락하지 않고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투자은행들이 금 매입을 적극 권유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UBS증권은 "한동안 잠잠했던 국제 투기세력들이 또다시 금 투자에 나선다면 금값은 언제라도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국제 시장에서는 이른바 '황금광(gold bugs)'이라고 불리며 금 투자를 우선시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거액의 자금을 금에 묻어두고 세계경제에 돌발상황이 발생,금값이 폭등하면 즉시 팔아치워 차액을 챙기는 투기세력이다.시장조사업체 골드인사이더닷컴의 존 리 편집장은 "1∼2년 내 금값은 온스당 4백80달러까지 오르고,2007년에는 온스당 1천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