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 '千의 얼굴' 붉은 섬...그 섬이 부른다

아침내 안개에 싸여 있던 섬에 비가 내린다.

비는 한 두방울씩 듣다가 이윽고 장대비로 변한다.하늘에 고여 있던 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는 듯 싶다.

'아직 일정이 많이 남았는데 어떻게 하나' 걱정이 앞선다.

그러나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비가 잦아들더니 이내 먼 하늘이 밝아온다.내리는 비를 보고 "오늘 날씨는 어제보다 좋구먼"하던 섬주민들의 말뜻이 이제서야 짐작이 간다.

화장실 한번 다녀올 때마다 바뀐다는 섬의 여름 날씨.'매화섬' 홍도는 그 변화무쌍한 날씨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을 지녔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170호로 지정된 홍도는 규암으로 이뤄졌다.그래서 붉은 색을 띈다.

홍도에는 33곳의 비경이 있다.

'대한 늬우스'가 방영됐던 시절 애국가의 배경 화면으로 등장했던 홍도 제1경 남문바위를 비롯해 원숭이 바위,주전자 바위 등 사연과 정이 깃든 기암절벽의 비경이 홍도와 20개의 부속 섬 주위에 늘어서 있다.최근에는 드라마 '섬마을 선생님'이 이곳에서 촬영을 하고 있어 볼거리가 늘었다.

홍도2구 등대 등 드라마에 나오는 장소들은 섬 관광에 나선 사람들의 눈길을 한번 더 붙잡는다.

홍도 안에서 바라보는 바다도 절경이다.

홍도 1구 마을에서 우체국을 지나 10분 가량 올라가면 동백나무숲이 나온다.

숲 속에는 동백나무,황칠나무,후박나무,피나무 등이 산책로를 따라 자연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산책로 정상 전망대에서는 발 아래로 까마득하게 펼쳐진 망망대해와 해안절벽을 내려다 보는 즐거움을 맛 볼 수 있다.

산책로 입구에는 홍도 자생란전시실도 있다.

한때 멸종위기에 처했던 홍도풍란을 살리기 위해 마련된 곳이다.

전시실에선 금난초,깽깽이풀,참나리,원추리 등 홍도에서 자생하는 식물들과 석곡,홍란,금새우난,나도풍란 등 4대 풍란을 만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홍도=글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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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수첩 ]

홍도는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고 간다.

이 노선을 운항하는 선사는 2곳.뱃삯은 성인기준 왕복 6만8백원(성수기 10%추가)으로 두 선사가 같지만 남해고속을 탈 경우 하선시 영수증을 반납하지 않으면 적잖이 곤욕을 치르기 때문에 이런 번거로움이 없는 동양고속을 이용하는게 속 편하다.

홍도를 둘러보는 해상유람선은 오전과 오후 2차례 운행한다.어른 1만5천원,어린이 7천원.

철도청과 비타민여행사(02-736-9111)는 KTX로 목포에 도착,쾌속선을 이용해 홍도와 흑산도로 건너 가는 2박3일 상품을 23만1천5백원(2인1실 기준)에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