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파는 대기업 상반기 喜悲.. 두산.효성 쌩쌩-SK.코오롱 '덜컹'

'효성 두산 웃고,코오롱 SK는 울고.'

수입차 판매사업에 뛰어든 대기업들의 상반기 성적표가 엇갈리고 있다.볼보에서 혼다로 옮긴 두산은 1개월 보름만에 수입차 시장 4위에 진입,성공적인 데뷔를 보여준 반면 렉서스와 결별하고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손을 잡은 SK는 기대에 못미치는 판매실적으로 '이적'에 일단 실패했다.

코오롱도 지난해보다 2백대 가까이 판매가 줄면서 대형 딜러로서의 체면을 구겼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말부터 혼다코리아의 딜러로 어코드 판매에 나선 두산모터스는 6월 말까지 불과 40여일만에 2백36대를 판매,당초 목표였던 월 판매 1백대를 훨씬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했다.특히 지난달에만 1백64대의 등록 실적을 거두며 단숨에 수입차 시장 4위에 진입했다.

지난달 말 볼보와의 딜러계약을 중도해지한 두산은 혼다판매에 역량을 집중해 최단 기간 1천대 판매라는 기록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말까지 3백60대가 넘는 예약대수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혼다코리아측이 너무 많은 판매가 이뤄질 경우 AS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엄살을 떨 정도.

올해 메르세데스벤츠의 서울지역 딜러를 맡으며 수입차 판매사업을 재개한 효성도 상반기에만 4백21대를 판매,벤츠 전체 판매의 26%를 맡아 효자 딜러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특히 효성이 지난 5월 전용 전시장을 오픈,실질적인 영업에 나선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판매수치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는 게 벤츠코리아의 평가.효성은 자회사인 '더 클래스(The Class)'를 설립하고 SK에서 렉서스 신화를 일구는 데 일조한 유승엽 사장을 영입하는 등 수입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반면 SK네트웍스는 올해 다임러크라이슬러 딜러로 '말'을 갈아탔지만 상반기 1백56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다.

이는 당초 예상목표의 70%도 안되는 수준으로 렉서스 딜러 당시 보여줬던 명성과는 거리가 먼 셈.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는 그러나 경기침체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하고 SK가 미국 본사로부터 최우수 딜러로 선정될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정상 궤도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오롱 역시 상반기 판매대수가 7백5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백66대와 비교,20% 이상 줄면서 스타일을 구겼다.

이는 BMW 상반기 판매감소율 8.3%보다 훨씬 높은 수준.BMW 판매하락의 주요인이 코오롱의 부진이었던 셈이다.업계 관계자는 "중견 그룹들이 수입차 판매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고 오너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대기업 딜러간 자존심을 건 판매전이 벌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