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티시오픈] 해밀턴 브리티시오픈 거머쥐다

제 1백33회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 우승컵 '클라레 저그'는 화려함보다 정교한 샷을 구사하는 토드 해밀턴(39·미국)에게 돌아갔다.

3백50야드를 넘나드는 호쾌한 장타의 어니 엘스(34·남아공)도,플롭샷의 귀재 필 미켈슨(34·미국)도,아이언을 '스팅어샷'처럼 구사하는 타이거 우즈(29·미국)도 모두 그에게 무릎을 꿇었다.해밀턴은 어프로치샷을 거의 굴려서 하고,심지어 그린주변에서는 우드로 치핑하는 '실리적인 샷'을 즐긴다.

일본 등 아시아투어를 전전하며 미국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을 7수한 끝에 지난해 풀시드를 획득한 잡초같은 선수였다.

이런 무명의 선수가 19일 새벽(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에이셔의 로열트룬GC(파71)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0언더파 2백74타로 엘스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우승컵을 안았다.우승상금은 1백34만8천2백72달러.혼다클래식에 이어 시즌 2승째다.

해밀턴은 4라운드 내내 엘스 미켈슨 우즈 등 톱랭커들과의 경쟁에서 전혀 흔들림 없이 선두자리를 고수했다.

다만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러프와 러프를 전전하다 뼈아픈 보기를 범하며 엘스에게 연장을 허용했다.연장전은 4개홀씩 치른다는 대회 규정에 따라 1(파4),2(파4),17(파3),18(파4)번홀에서 열렸다.

17번홀에서 해밀턴이 파세이브를 하고 엘스가 보기를 범하면서 해밀턴에게 기회가 왔다.

그러나 해밀턴은 18번홀에서 다시 티샷을 오른쪽 러프로 날려보냈다.해밀턴이 2온에 실패한 가운데 엘스는 4.5m 버디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해밀턴은 40야드를 남긴 그린 밖에서 3번우드로 볼을 굴려 홀 90cm 옆에 세웠다.

엘스는 반드시 버디를 잡아야 재연장전을 벌일 수 있는 상황.그러나 엘스의 볼은 홀 왼쪽으로 흘러버렸고 우승컵은 해밀턴에게 돌아갔다.

최경주는 합계 이븐파 2백84타로 공동 16위에 오르며 역대 최고성적(지난해 공동 22위)을 기록한 것에만 만족해야 했다.

합계 9언더파 2백75타로 3위에 오른 미켈슨은 5백42만여달러로 비제이 싱(5백만여달러)을 제치고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2위를 한 엘스(2백9만여파운드)는 유러피언투어 상금랭킹 1위를 달렸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