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도 고연비 경쟁 .. 볼보.GM.포드 등 실속형 모델 마케팅 강화

고유가 시대를 맞아 수입차시장에서도 유지비가 적게 드는 고출력 고연비 차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가상승 행진이 계속되면서 연비가 새 차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는 것.차량을 고를 때 자동차의 연비를 따지고 공인 연비와 실제 주행 연비를 비교해보는 운전자들이 많아지면서 수입차 업체들도 고연비 차량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고객들은 연비에 무관심할 것이라는 고정관념과는 달리 유지비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말했다.

◆고연비 디젤차량이 대세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가 지난 2월 내놓은 그랜드체로키 디젤모델은 실제 주행연비가 11km/ℓ로 한달 차량 유지비가 20만원선에 불과하다.커먼레일 디젤 엔진을 장착해 연비가 대폭 향상된 이 모델은 상반기 동안 가솔린 모델의 4배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그랜드체로키의 성공에 힘입어 또 다른 디젤 SUV인 지프 체로키 디젤과 그랜드보이저 디젤모델을 내년 3월과 5월에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티 크루저 디젤 모델과 새로운 후륜구동 고급 세단인 300C의 디젤 모델도 내년 하반기에 도입,디젤차량의 라인업을 갖춘다는 계획.볼보자동차도 내년 중 대대적인 디젤모델의 시판을 계획 중이다.

정통 크로스컨트리 모델 XC70과 SUV인 XC90이 대표적 모델.볼보 관계자는 "동급 최고의 연비와 SUV라는 실용성을 앞세워 인기몰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속형 모델 인기몰이럭셔리 세단 중심으로 판매되는 수입차 시장 특성상 그동안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아온 경제형 실속모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단단한 차체와 단아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폭스바겐의 컴팩트카 '보라(Bora)'는 10.6km/ℓ의 고연비가 강점.아연 도금 강판으로 만들어진 보라의 차체는 12년 부식 보증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수입차 중 가장 경제적인 모델로 손꼽힌다.

볼보자동차의 스포츠세단 S60도 9.9km/ℓ의 동급차량 중 고연비 모델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BMW 318i는 밸브트로닉 기술의 직렬 4기통 엔진을 장착,토크를 6% 끌어올렸지만 연료 소모량은 10%까지 줄임으로써 연비를 10.8km/ℓ까지 높였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하고 있다.

◆차체와 연비는 반비례(?)

'기름먹는 하마'라는 악평을 받아온 대형 세단들도 가벼운 차체와 최첨단 엔진제작기술을 앞세워 덩치에 비해 기름은 적게 먹는 경제적인 차라는 점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GM의 캐딜락CTS가 대표적인 케이스.배기량 3천1백74cc DOHC V6 엔진을 탑재했음에도 불구,연료소모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알루미늄 실린더 헤더와 연소방(Fuel Chamber)을 적용,12.5/ℓ라는 기록적인 연비를 달성했다.

포드의 패밀리 세단 토러스도 무게가 가벼운 알루미늄 블록을 채택한 V6 3.0ℓ 듀라텍 엔진을 장착해 9.5km/ℓ의 1등급 고연비를 실현했다.

혼다 어코드 2.4모델도 중형차 모델임에도 불구,연비 10.8km/ℓ의 경제적 모델로 손꼽힌다.배출가스를 실린더 내부로 다시 유입,펌프손실을 저감시킨 VTEC 엔진으로 출력은 높이면서 연료소모량을 줄였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