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한라산…" 北, 南함정 8회 호출

지난 14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북한 경비정이 우리 군의 당초 설명과 달리 양측이 합의한 '한라산'이라는 호출부호로 남측 함정을 8회 호출한 것으로 20일 드러났다.

이는 북측 함정이 호출부호를 사용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송신을 했다는 군 일각의 설명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북측 응신 내용을 축소하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이에 따라 현재 노무현 대통령의 재조사 지시로 진행 중인 추가 진상조사 결과에 따라 군에 대한 인책수위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 합동조사단의 최종 결과 발표는 2~3일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 합동조사단의 한 소식통은 이날 "조사 결과 북한 경비정이 NLL을 월선한 후 모두 세차례에 걸쳐 무선통신(핫라인)을 통해 송신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한라산'이란 호출부호로 남측 함정을 분명히 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소식통에 따르면 북 경비정은 남측 함정이 두차례의 함포 경고사격을 하기 직전인 14일 오후 4시51∼52분께 "한라산 2, 한라산 2, (여기는) 백두산(북측 함정 호출부호)2, 항로를 바꿔 내려가는게 우리(북) 어선 아니고 중국어선이다. 중국어선, 백두산 1, 백두산, 한라산 2, 한라산 2, 백두산 2"라는 첫번째 송신을 했다.

북측의 송신이 남측을 호출한 '교신'으로 드러남에 따라 해군작전사령부에서 합동참모본부에, 합참 정보융합실이 합참의장 등 수뇌부에 각각 이를 보고하지 않은 경위에 대한 합조단의 추가조사가 강도 높게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군 일각에서는 북측 송신 내용이 '지금 내려가는게 중국어선이다' '그쪽(남) 선박이 현재 군사분계선 1마일을 침범했다'는 등 허위내용을 담고 있어 보고할 만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