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LG전자 삼성전기 등 대형 IT(정보기술)주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하향조정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IT경기가 둔화되면 국내 IT기업도 하반기부터 실적이 나빠질 것이란 우려의 반영이다.
특히 목표주가 하향조정은 기업의 2분기 실적 및 전망에 대한 회사의 공식 발표 후에 나온 것이어서 지난 4월말부터 제기돼온 IT산업의 실적모멘텀 둔화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삼성전자가 20일 2.23% 하락하는 등 관련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하반기 실적전망 '빨간 불'
삼성전자에 대해 최고 목표가를 제시했던 CLSA증권은 이날 하반기 목표주가를 종전 1백만원에서 75만원으로 단번에 25% 끌어내렸다.


앞서 씨티글로벌마켓 메릴린치 JP모건 다이와 등 외국계 증권사들도 2분기 실적발표(16일) 이후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목표가를 10∼20% 정도 낮췄다.


씨티글로벌마켓은 "LCD 플래시메모리 D램 등의 가격하락과 핸드폰의 마진 축소 위험 등이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씨티글로벌은 올해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종전 7만7천8백42원에서 7만4천6백39원으로 4.1% 낮추고 내년 EPS 전망치도 5만9천4백15원에서 5만2천42원으로 12.4%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LCD가격 하락 및 핸드폰 마진축소 등의 영향으로 삼성전자의 내년 1분기 영업이익이 2조9천억원대로 급감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은 "IT제품 수요가 약해지고 있어 내년 2분기까지는 의미 있는 주가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IT주 '넘버 2'인 LG전자에 대한 부정적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대신증권은 2분기에 나타난 핸드폰 부문의 수익성 개선은 중장기 주가흐름에는 긍정적이지만 영업이익률 하락세가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7만7천원에서 6만8천원으로 낮췄다.


메릴린치도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7만8천3백원으로 내렸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최대 IT부품업체인 삼성전기의 핸드폰 및 범용기기 부문의 이익 성장세가 하반기 이후 둔화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4만3천원에서 3만3천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외국인 매도공세는 없을 듯


목표가의 하향조정 러시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삼성SDI를 각각 3백90억원과 13억원어치 순매수했으며,LG전자와 삼성전기는 각각 81억원과 2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사흘째 순매수다.
박만순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실적둔화를 우려해 IT관련주의 주가가 이미 고점대비 30∼40%가량 하락한 상황"이라며 "애널리스트의 목표가 하향조정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사후적인 지표이기 때문에 외국인의 대량 매물은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