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銀, 고객 뺏기 '포문' ‥ 은행권 긴장

한미은행을 인수하며 국내 금융시장을 본격 잠식하고 있는 씨티은행이 이번엔 국내 은행들의 대출고객을 뺏아오는 판촉행사를 공개적으로 벌여 은행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들간에도 대출고객 뺏기 경쟁이 있긴 하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상품화하고 판촉행사까지 갖는 일은 매우 드문 경우다.씨티은행은 21일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대환대출 상품'을 개발, 오는 9월말까지 한시적으로 판매행사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 상품은 다른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쓰고 있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신청이 들어오면 씨티은행이 대신 대출금을 갚아주고 해당 금액만큼을 씨티은행에서 대출해준 것으로 처리한다.철저히 '대출고객 뺏기'를 위해 고안된 상품이다.

대환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첫 달 이자를 면제해준다.

다른 금융회사 대출금을 만기 전에 상환하는데 드는 중도상환수수료도 은행측이 대신 부담하는 등 대출 관련 모든 절차를 무료로 대행해 준다.씨티은행측은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져 있는 대출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어 대출관리를 편리하게 할 수 있고 향후 연체 등의 불이익을 회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추가대출도 넉넉하게 제공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대출한도는 1천만∼5천만원이며 씨티은행과 거래실적이 없는 사람도 신청할 수 있다.

상장기업, 30대 기업의 우량계열사, 5급이상 공무원, 전문직 종사자에게는 우대금리가 적용된다.이 경우 최저 이자율은 연 8.5%.

만기는 3년과 5년중 선택할 수 있어 매년 대출기간을 연장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진다고 씨티측은 설명했다.

대환대출을 3년 이내에 상환할 경우 상환원금의 2%를 중도상환 수수료로 물어야 한다.

씨티은행은 또 대환대출이 아닌 일반대출 신청자에게는 이자면제없이 고급우산을 증정할 계획이다.

문의 1588-5753이와 관련,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씨티, 스탠다드차타드 등 일부 외국계 은행들이 국내 은행들과 거래하고 있는 우량회사 직원들을 뺏기 위해 관련 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며 "국내 은행들도 대응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