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삼일회계 "M&A시장 공략 협력"

우리은행과 삼일회계법인이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들의 독무대가 되고 있는 국내 인수·합병(M&A)시장 탈환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삼일회계법인은 국내 주요 기업들의 M&A 과정에서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공세에 밀려 국내 금융회사들의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M&A시장 공략을 위한 상시 협력체제를 구축하자는 데 원칙적 합의를 봤다.두 회사가 전략적 제휴를 맺을 경우 국내은행과 회계법인이 M&A시장 공략을 위해 상시 협력체제를 구축키로 한 첫번째 사례가 된다.

두 회사는 전략적 제휴를 맺은 뒤 우리은행이 인수합병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삼일회계법인은 자산실사와 평가를 맡아 매각 주간사 선정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M&A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자금지원뿐만 아니라 기업실사와 평가능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과 손을 잡기로 했다"고 말했다.한편 올 들어 주요 매각협상에서 선정된 매각 주간사를 보면 △대한투자증권의 KT&G 주식 매각=메릴린치증권 △예금보험공사의 하나은행 지분매각=UBS증권·대우증권 △신한은행의 신한지주 지분매각=모건스탠리 △대우종기=CSFB △하이닉스 블록세일=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일색이다.

국내은행들은 그동안 투자은행(IB)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왔지만 M&A시장에서는 외국계에 밀려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